해운업계에 불어닥친 한파는 예상보다 강력한 것 같다. 곤두박질치던 BDI(벌크선운임지수)가 1천p대를 뛰어넘어 안도하기도 했으나 다시 가파르게 하향세를 보이며 800p대로 내려앉았다. 정기선시장도 컨테이너선사들이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은 했지만 거품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 해운시황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 물류거점인 항만에서의 물동량 처리실적인데, 7월들어 둔화세가 뚜렷하다.
하반기이후에도 유럽발 세계 경기침체 여파가 해운업황에 부정적인 요소로 맹위를 떨칠 기세다.
우리나라 지난 7월 수출은 33개월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한 446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무역흑자도 전월의 반토막 수준인 27억달러에 그쳤다. 지난 7월 한달동안 국내항만에서 처리한 물동량을 보면 상당히 둔화되는 추세다. 수출입 화물이 세계경제 위축과 내수부진 등으로 전년동기보다 소폭 감소했다. 소폭 감소세는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잘 나가던 환적화물도 중국경제 둔화와 글로벌 경기침체 등 복합적인 요인에 따라 신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경제 동향에 주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중국경제가 살아나야 세계 경제가 회생의 끈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성장동력인 중국의 경착륙 우려가 여전히 가시지 못한 가운데 주요 중국 상장기업들의 상반기 실적마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로선 수출신장이 제동이 걸릴 경우 그 후유증이 상당하다. 따라서 금년 하반기 수출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나라 올 하반기 수출전망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 엇갈린 견해를 보이고 있지만 세계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돼 한국의 수출이 또다시 크게 감소할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싶다.
한편 해운 불황이 심화되면서 그 불똥은 곧바로 조선업계로 튀고 있다. 해운경기가 나쁘다보니 선박가격도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컨테이너선의 가격 하락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컨테이너 정기선사들의 경우 계절적 성수기를 맞은데다 선사의 공급조절 노력에 따른 계선량 증가, 추가 운임인상 계획등에 따라 3분기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공급과잉 우려는 식지 않고 있다. 글로벌 컨테이너선단의 증가세가 지속되며 글로벌 컨테이너선 선복량도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연초보다 5.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시장에 인도되는 컨테이너선은 1만TEU급 이상의 선박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해 글로벌 선사들의 대형화 추세는 점입가경이다. 외신에 따르면 6월초 기준 글로벌 컨테이너선은 총 1천620만TEU(5천62척)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월 대비 5.4% 증가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중 인도된 컨테이너선은 총 74만4천TEU로 이중 44%는 선사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초대형 선박 인도비중은 전체의 66%에 달하고 있다. 다행히 초대형선박 인도가 러시를 이루고 있는 동안 선박 해체량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선복과잉을 어느정도 완화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여러모로 살펴봐도 해운시황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란 근거를 찾기 힘들다. 그러면 해운선사들은 끝도 안보이는 불황의 긴터널에 갇혀있어야 한단 말인가.
정글의 생존결쟁과 같이 글로벌 장기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과감한 경영전략이 요구된다. 사업성, 수익성을 우선으로 한 투자전략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물론 현재 정기, 부정기선 분야 할 것없이 모두 경기악화에 맥을 못추고 있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수익성 전망이 양호한 부문이 있을 것이다. 지독한 불황을 이겨내지 못할 사업분야는 과감히 처분할 정도의 경영자의 결단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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