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사진 오른쪽) 현대중공업 사장이 23일 울산조선소 출입문에서 출근하는 직원들과 인사하며 악수하고 있다. |
노조파업을 눈앞에 둔 현대중공업 권오갑 사장이 전 직원들에게 “직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은 회사의 잘못”이라며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시간과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권 사장은 23일 울산조선소 출입문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을 맞이하며 호소문을 전달했다.
권 사장은 호소문에서 “현대중공업이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회사 안팎의 경영상황이 전에 없이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무엇보다 회사가 현중 가족 여러분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는 사실이 가장 안타깝다”며 “회사가 가족 여러분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게 되었다면 그것은 회사의 잘못이며, 책임이다. 저는 진심으로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밝혔다.
또 권 사장은 “여러분들께서 지금까지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일해 오셨던 것을 잘 알고 있다. 여러분들께서 열심히 일해 오신 만큼 회사는 이익을 내서 최고의 대우, 최고의 직장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최근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여러분께 실망을 드렸다”며 “열심히 일해 오신 여러분이 아니라, 바로 회사의 책임이다”고 다시 한 번 직원들에게 사죄했다.
그는 “회사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시간과 기회를 주시기 바란다. 세계 1위의 기업이라는 명성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일할 맛 나는 회사, 신바람 나는 회사, 내가 믿고 기대고, 내 땀과 열정을 쏟을 수 있는 회사로 여러분께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분명히 그렇게 바꾸겠다. 여러분께서 회사를 다시 신뢰하실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앞장서서 무엇이든지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권 사장은 “여러분과 함께 과거보다는 미래를 보고 달려갈 것이다. 동종업계 어느 회사보다도 여러분이 일한 대가를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여러분이 자긍심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제 진심이 여러분에게 전달되었기를 바라며, 여러분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벌여온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부터 26일까지 조합원 1만8천여명을 상대로 쟁의행위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하는 등 파업수순에 돌입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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