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04 14:29
"수심이 11m이면 사고 위험 때문에 대형 호화 크루즈선은 부산항을 찾지 않을 겁니다" "준설로 수심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이달 말 완공 예정인 부산 영도구 동삼매립지 내 부산항 크루즈터미널 전용부두의 수심을 놓고 크루즈업계와 크루즈터미널 운영을 맡게 될 부산항만공사(BPA)가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크루즈업계는 수심이 충분치 않아 안전사고 위험이 있어 대형 크루즈선은 기항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인데 반해 BPA는 수심 11m면 10만t 이상 대형 크루즈선이 접안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크루즈업계는 수심 11m이면 8만t 이하 크루즈선은 쉽게 입항이 가능하지만 더 큰 크루즈선이 안전하게 접안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크루즈홀리데이코리아 류기환 이사는 "대형 크루즈선은 드래프트(배의 맨 아랫부분과 수면과의 높이)가 10m에 육박해 수심이 11m인 부두에는 안전사고 위험 때문에 접안할 수 없다"며 "외국 크루즈선사들이 뭐가 아쉬워서 안전성이 충분하지 않은 곳을 찾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이 회사 항만조사담당관은 현재 크루즈선이 입항하고 있는 부산항 2부두 수심(9∼11m)과 새 크루즈터미널의 수심(11m)을 보고 받고 '(대형 크루즈선이) 부산은 기항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회사는 올해 크루즈선 9척을 부산항에 유치했으나 내년에는 유치 크루즈선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류 이사는 "새 크루즈터미널은 빠르게 대형화되고 있는 크루즈업계 움직임을 따졌을 때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다"며 "배 바닥이 바다 밑바닥에 닿게 되면 상상할 수도 없는 대형 사고가 날 수 있어 기항을 꺼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크루즈인터내셔널 유인태 대표도 "수심 11m이면 배가 들어오는데 큰 문제가 없겠지만 충분한 수심으로는 볼 수 없다"며 "수심은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충분한 수심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산타크루즈 채욱성 대표는 "부산항을 크루즈 산업의 중심으로 육성하려면 준설로 수심을 더 확보해 외국의 대형 크루즈선이 안심하고 부산을 찾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크루즈업계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BPA측은 "세계에서 가장 큰 크루즈선인 영국 퀸 메리 2호(14만8천t)도 부산항 2부두에 들어오는데 큰 문제가 없었고 10만t급인 사파이어 프린세스호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도 문제없이 입항했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이에대해 크루즈업계 한 관계자는 "BPA는 부산 크루즈산업 성패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이 BPA가 아니라 외국 크루즈선사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다'는 안이한 생각으로는 대형 크루즈선 유치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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