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7-27 10:13
파스칼 라미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과 로버트 졸릭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그리고 수파차이 파닛차팍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27일 시작되는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을 이끌 '주역 3인방'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3인은 공교롭게도 임기말을 맞게됐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먼저 라미 위원은 오는 10월31일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가 이끈 프랑스 사회당 정권 당시 임명된 그를 현 중도-우파 정권이 재임명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졸릭 대표도 올 가을 대선에서 부시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면 금년말께 물러나게 되며, 수파차이 사무총장 역시 내년말 임기를 마치게된다.
그렇기에 이들 3인은 2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되는 WTO 일반이사회에서 147개 회원국 사이에 합의를 이루기 위해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미 위원과 졸릭 대표는 바나나와 철강과 같은 분쟁이 발생했을 때 경쟁국과 주도국 사이에 적극 중재력을 발휘, 결과적으로 충돌을 완화시키는 활약상을 보였다.
특히 라미 위원은 이른바 도하라운드 협상과 관련해 미국의 수출신용제도를 폐지하는 것과 병행해서 EU의 농업보조금도 폐지하기 위한 협상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매년 농민들에게 33억 유로(40억 달러) 규모로 지급돼온 EU의 농업보조금은 일부 유럽국가에선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를만큼 민감한 문제여서 그 해법이 쉽지만은 않다.
최근 라미 위원도 농업보조금 문제와 관련해 모국 프랑스로부터 "많은 압력"을 받았음을 시인했다. 실제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보조금 삭감에 관한 WTO의 협상안 초안이 "균형이 잡히지 않았다"고 라미 위원을 비난했다.
하지만 라미 위원은 교체되더라도 도하라운드협상의 가이드라인을 세우기 위한 노력을 더할 것이 분명하며 후임자에게 협상타결의 임무를 남기게될 것이다.
라미의 미국 상대역인 졸릭 대표 역시 그동안 WTO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WTO 각료회의가 2003년 9월 멕시코 칸쿤에서 합의에 실패한 지 수개월 후 졸릭 대표는 146개 회원국 대표들에게 "2004년은 11월에 미국 대통령선거가 있을지라도 잃어버린 해가 돼선안된다"며 협상 재개를 촉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미국 농부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은 이번 대선의 민감한 쟁점중 하나이나 이번주 WTO 일반이사회 협상엔 미 정부가 농부들에게 지불하는 수출신용의 감축방안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졸릭 대표는 WTO가 주도하는 다자간 협상이 부적절하다고 미국이 느끼는 사례에선 양자간 교역협상을 활용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왔다.
2001년 2월 취임이래 졸릭 대표는 10개 국가 또는 블록과 교역협상을 타결했다.
수파차이 사무총장 역시 이번주 협상을 계기로 도하라운드 협상이 타결되는 방 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수파차이 총장의 중재력은 개별 회원국에 비해 제한 적이지만 2002년 취임한 이래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핵심국가들에 협상을 받아들일 것을 설득하기 위해 애썼다.
지난 주 그는 "이번주 제네바 협상의 실패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않다"고 의지를 보였다.
졸릭 대표와는 달리 개도국 출신으로 첫 WTO 최고위직에 오른 수파차이 총장은 양자간 무역협상이 늘어나면 빈국들이 그만큼 세계무역 활성화의 혜택을 받지못하는 결과가 될 것으로 우려한다.
태국 통상장관 출신인 그는 개발도상국가들이 세계농업교역을 교란시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는 부국들의 수출보조금을 중단시키기 위한 협상을 지지하고 있다. (제네바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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