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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08 17:55

수출-내수 고리 단절은 기술종속 때문

"대기업-중소기업 협력 통해 부품.소재 기술력 키워야"


현재 우리 경제에서 강한 수출 성장이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핵심 부품.소재 기술의 대외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8일 '수출과 내수의 끊어진 고리를 이어라(이지평 연구위원)', '기술자립이 해답이다(박래정 연구위원)'라는 두 개 보고서를 통해 부품.소재 기술의 자립만이 수출과 내수가 따로 노는 현재의 '경기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우선 지난해 발표된 2000년 산업연관표를 인용, 주요 수출 품목들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0년 기준 수출의 부가가치 유발계수(수출수요 1단위가 전 산업에서 유발한 부가가치의 크기)는 0.63으로 지난 90년의 0.69에서 크게 하락했으며 일본의 0.89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보고서는 이처럼 수출 증가 효과가 국민경제에 파급되지 못 하는 것은 수출에 사용되는 부품이나 소재의 수입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례로 올 들어 5월까지 9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기기 업종의 경우 2000년 기준 부가가치 유발계수가 0.49에 불과, 제조업 평균 0.63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LG증권은 지적했다. 반면 이 업종의 수입유발계수는 90년의 0.36에서 2000년에는 0.51로 급등했다.

휴대전화의 핵심부품인 모뎀 칩을 거의 전량 수입하는데다 플래시 메모리, 배터리 등 나머지 부품들 역시 30~4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지평 연구위원은 이같은 문제에 대해 10년간 지속된 불황에서 최근 벗어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일본의 경우 DVD, LCD, PDP 등과 관련된 전자부품, 첨단소재의 대아시아 수출이 급증함에 따라 수출의 국내 산업 생산유발 금액이 커져 결국 수출 확대가 소비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같은 일본의 부품.소재산업의 경쟁우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신뢰와 협력에 힙입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조립부문을 담당하는 대기업과 부품 및 소재 공급을 맡은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긴밀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공동으로 연구하는 '스리아와세(세밀한 조정을 통한 분업)'가 기술개선의 바탕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수출부문의 국내 생산 파급력을 높이기 위해 부품 및 소재산업의 강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일본식 대기업-중소기업간 기술 협력 관계의 장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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