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22 09:04

중동항로/ 이란 제재 밀어내기 수요 ‘시황 호조’

유가상승에 물량 ‘반짝 증가’


6월 중동항로에서는 아시아발 이란행 컨테이너 물동량이 강세를 보이며 운임회복에 힘을 보탰다. 현대상선 에미레이트쉬핑 코스코 등 중동 취항선사들은 이란 제재 유예기간 동안 우리나라에서 반다르아바스로 향하는 컨테이너 물동량이 연초 대비 크게 증가했다고 입을 모았다.

머스크라인 MSC 등 글로벌 선사들이 특정화물에 대한 선적예약을 중단한 이후 나머지 취항선사들의 소석률(선복대비 화물적재율)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유가상승까지 겹치면서 아시아발 중동행 수출 물량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드류리는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타터스틱스(CTS) 데이터를 인용해 아시아발 중동행 물동량이 1분기 세 달 동안 전년 대비 26% 증가, 과거 5년간 최고 수준의 성장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이란 및 이라크 등 대부분의 중동 도착지 물동량이 두 자릿수 증가했다. 드류리는 기저효과와 원유 가격 회복에 따른 수요 상승이 실적 호조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5월 들어 반등한 중동항로 운임은 6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6월8일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상하이발 페르시아만·홍해항로 해상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547달러를 기록, 전달 400달러대에서 100달러 이상 상승했다.

현대상선은 한국발 반다르아바스행 컨테이너 화물에 대해 이달 1일과 15일 TEU당 각각 300달러의 100달러의 운임인상(GRI)을 실시했다. 에미레이트쉬핑 역시 이달 세 차례에 걸쳐 TEU당 200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00달러의 운임회복을 실시, 이란 제재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MSC 하파크로이트 CMA-CGM 등 글로벌 해운사들이 이란 기항 중단을 선언하며 선복이 크게 줄자 운임은 회복세를 보였다. 미국 재무부(OFAC)가 발표한 이란행 제재 품목에는 특정물질(금·귀금속·흑연·알루미늄·철강·석탄 등 반가공금속)이 포함돼 있다. 선사 관계자는 “현재 제재 품목을 제외한 화물이 주로 실리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공지가 나오지 않았지만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란으로 가는 모든 선적이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 중순에 끝난 라마단은 선사들에게 별다른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라마단기간은 예년보다 앞선 5월부터 시작됐다. 물량 밀어내기로 강세를 보였어야 했는데 그런 특수마저 누리지 못했다. 선사 관계자는 “라마단 특수가 사라진지 1~2년 정도 된 것 같다”며 “투입 선박이 많아지며 경쟁이 심화된 탓에 반사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상승 여파에 중동 취항선사들도 긴급유류할증료(EBS)를 부과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6월15일부로 BUC(유류할증료)를 TEU당 52달러 FEU당 104달러를 화주들에게 부과했다. 올해 2월 TEU당 10달러 FEU당 20달러에서 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중동항로는 하반기 들어 약세 시황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선사 관계자는 “유가가 떨어지고 이란행 물동량이 하반기 들어 감소하면서 중동시황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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