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수요약세에 중남미항로의 시황회복이 늦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달부터 3개 컨소시엄으로 재편된 남미서안은 선복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운임이 폭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발 남미서안행 운임은 전월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000달러 초반대에서 19일 현재 4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지난 2월 2000달러대를 형성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폭락세다.
수요 회복이 더딘 와중에 컨소시엄 재편으로 한국발 선복할당량이 대거 늘어난 게 운임 폭락으로 이어졌다. 해운업계는 공급증가를 어느 정도 예견했지만 공급 증가분만큼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면서 운임이 폭락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7000~8000TEU급의 선박들이 주를 이루던 이 항로에 1만~1만1000TEU급 선박들이 조금씩 전환 배치되면서 시황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4월부터 컨소시엄 개편을 배경으로 중국 코스코와 일본 ONE이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2000달러에 달하던 시장운임이 400달러까지 폭락하더니 현재 일부 선사는 350달러에 운임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4주차부터 GRI(운임인상)에 나설 예정이지만 수요가 공급을 받쳐주지 않아 일부 선박을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반적인 수요 회복 없이 임시결항으로 시황을 회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선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업계는 1분기에 중국 설(춘절) 영향으로 높은 운임시황을 누릴 수 있었지만, 3~4월 운임이 폭락하면서 침울한 모습이다. 곧 성수기가 다가오는 만큼 5월에도 GRI에 실패하면 선사들의 영업실적은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화물적재율(소석률)은 중국의 물량공백과 공급증가가 겹치면서 80~90%대에 머물러 있다.
남미동안은 지난달부터 운임이 감소세를 이어오다가 소폭 회복됐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SSE)에 따르면 4월13일자 상하이발 브라질 산투스(남미동안)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094달러를 기록해 전주 1707달러 대비 3% 인상됐다. 전월 9일 2391달러를 최고점으로 찍은 이후 산투스행 운임은 매주 감소세를 보이면서 1700달러대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SSE는 “중남미항로는 수요와 공급이 모두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수요 증가분이 공급 증가분보다 뒤처지면서 선사들이 운임을 인하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스폿운임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평했다.
부산발 남미동안행 운임은 2000달러 초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4월 초 TEU당 1600달러까지 급락했던 운임이 그나마 회복됐지만, 2000달러를 유지하지 못할 정도로 중국발 수요회복이 더딘 편이다”고 말했다. 화물적재율은 90~100%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프랑스 CMA CGM이 ‘오션얼라이언스 데이투프로젝트’를 개시하면서 부산발 남미서안 서비스 ‘ACSA1’과 ‘ACSA2’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ACSA1은 멕시코 만사니요·라사로카르데나스, 콜롬비아 부에나벤투라, 칠레 산안토니오, 페루 카야오를 거치는 서비스로 만사니요까지 15일, 카야오까지 34일이 각각 소요된다. ACSA2는 멕시코 엔세나다·만사니요, 페루 카야오, 칠레 산안토니오·리르켄을 기항하며 엔세나다까지 12일, 리르켄까지 32일이 걸린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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