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학문이나 산업을 접할 때 ‘입문서’는 첫 개념을 잡아줄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운 산업에서도 만약 입문서가 존재한다면 신입 사원이나 해운업 진출을 꿈꾸는 젊은 인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젊은이들을 위해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 내놓은 사람이 있다. 참경영전략연구원 김기홍 대표는 해운업에 몸담은 경험을 살려 ‘벌크해운시장과 전략경영’ 이라는 신간을 내놨다. 김 대표는 “부족한 점도 많지만 이 책이 해운업을 이해하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음 좋겠다”고 저서를 낸 소감을 말했다.
해운업 진출 꿈꾸는 젊은이에게 ‘길잡이’ 되고파
김대표는 올해 1월부터 집필 작업에 들어가 4개월만인 지난 5월 23일 ‘벌크해운시장과 전략경영’을 출간했다.
김 대표가 책을 쓸 때 고려한 독자층은 두 부류이다. 첫 번째는 해운 회사에 입사를 꿈꾸는 해운업 지망생들이다. 김 대표가 벌크 선사에 몸 담을 시절, 많이 한 고민은 우리 나라의 젊은 인재들이 해운업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우리 나라 만큼 인적 자원이 풍부한 나라도 없습니다. 그런데 풍부한 가능성을 가진 젊은이들이 해운업의 매력을 잘 모른다는 점이 항상 아쉬웠습니다.” 김 대표는 벌크 시장에 대한 자신의 지식을 정리한 이 책을 통해 해운업에 입문하려는 젊은 인재들이 해운업에 대한 관심을 더 많이 가졌음 좋겠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업계에 뛰어들려고 할 때 그 분야에 입문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서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저서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김 대표가 독자층으로 설정한 층은 금융기관 종사자들이다. 금융기관 종사자들이 이 책을 읽고 벌크해운업을 제대로 이해한 후 해운업에 대한 지원을 충분히 해 줬음 하는 바람에서다. “산업과 자본은 뗄래야 뗄 수 없습니다. 해운업이 더 발전하기 위해선 충분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이번 신간은 김 대표의 철저한 1인 출판으로 이뤄졌다. 평소 꾸준히 해 온 메모를 바탕으로 자신이 경험한 것과 해운업에 종사하며 익힌 지식을 총망라한 것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저서를 출판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출간했다. 덕분에 이번 신간은 김 대표가 경영하고 있는 참경영전략연구원의 이름으로 나온 첫 번째 서적이 됐다.
책에서 김 대표는 주요 벌크 선사들의 부침구조를 면밀하게 분석해 이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해 독자들이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또 선박 투자나 용선 운영에 있어 전문적으로 시장 분석 능력 자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박 확보와 처분을 할 때에도 시황 고려와 함께 재무적 요소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파나마운하, 스마트쉽, 에코쉽, PEF 등 스마트 머니 등 새로운 이슈에 대해 항상 면밀하게 관찰하고 대응 전략을 모색하라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선사들의 ‘지나친 낙관론’, 옳지 않아
김기홍 대표는 한일증권에서 선물거래 제도도입 및 시스템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그 후 해운업계로 진출해 S&P 브로커 및 해운시장분석가로 활동하다 벌크선사로 전직해 선박 매매와 FFA 거래 등 다양한 업무를 해 왔다. 현재는 경영지도사 자격을 취득한 후, 참경영전략연구원 대표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경영 컨설팅 일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전후에 걸쳐 선박매매, 신조발주, 대체투자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며 해운업계의 흥망성쇠를 경험했다. 지난 2008년 5월 20일 BDI지수가 1만1793포인트에서 6개월 만인 12월 663포인트로 떨어졌다. 저서에서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지구상에서 이처럼 극적이고 동적인 시장은 없을 것’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이러한 시기를 겪으며 김 대표는 해운업 종사자들이 ‘비이성적으로 편향된 지나친 낙관론’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운인들은 해운업에는 경기가 좋은 시기와 좋지 않은 시기가 번갈아 오기 때문에 이 고비만 잘 넘기면 향후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곤 합니다. 이러한 낙관적 기대를 하기 보단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전략적인 사고와 방법들을 많이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저서를 통해, 벌크 선사들이 장기운송계약과 전용선 계약을 기본바탕으로 FFA거래 등 다양한 수단을 확보해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향후 세계 각국의 해운 강국에 관한 저서를 한번 더 집필하고픈 소망을 갖고 있다. 김 대표가 목표로 한 나라는 그리스이다. 여력이 된다면, 그리스 해운회사들의 선진국 자본시장을 통한 자본확충 효과와 관련된 저서를 집필해 참경영전략연구원의 두번째 도서로 내놓을 계획을 갖고 있다. 또 현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경영 컨설팅일을 해운 회사의 전략적 경영자문으로 넓혀갔으면 하는 포부도 갖고 있다.
김 대표의 사회 생활에서 해운 업계에서 일했던 시간은 상당히 열정적이고 활동적이었던 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가 우리 나라의 인재들이 해운업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해운업은 젊은이들이 그 능력과 꿈을 펼칠 수 있는 딱 좋은 산업군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미 해운업을 떠난 사람이지만 향후 더 많은 젊은이들이 해운업에서 자신의 꿈을 펼쳤음 좋겠습니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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