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말이 육로 운송수단으로 쓰였다면 오늘날에는 자동차와 철도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녹색물류로 각광받고 있는 철도는 청마의 이미지와 많이 닮았다.
더구나 전 세계가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로 온실가스 감축에 힘을 쏟으면서 철도의 중요성이 부상하고 있다. 세계 산업구조도 저탄소용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녹색성장을 선언하고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오는 2020년 BAU(Business as usual : 계획을 수립·시행하지 않을 경우 배출 전망치) 대비 30%(244백만t)로 설정해 이행중이다. 이 가운데 물류산업분야의 감축목표인 864만t을 차질 없이 수행하기 위해 ‘2020 물류분야 온실가스감축이행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철도운송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효율을 최대화하는데 가장 적합한 운송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철도는 점차 확대해가야 할 운송수단으로 정부는 물론 운송사들도 철도수송량을 늘리기 위해 애를 써왔다.
정부에서는 친환경 운송수단인 철도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전환교통보조금 제도를 도입해 도로로 수송하던 화물을 철도로 전환하는 화물에 대해 수십 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해왔고 운송사들도 정부 정책에 맞춰 철도 비중을 늘려왔다.
하지만 ‘청마의 해’에 철도의 앞날은 밝지 못하다. 철송량을 늘리려는 업계의 노력은 철도파업이라는 사건과 코레일의 재무구조조정으로 인한 철도화물 운임인상으로 흐릿흐릿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9일 시작됐던 철도파업이 마무리됐지만 열차운행감축으로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고, 화물열차 운행이 급감하면서 운송사들도 불편을 겪었다. 철도에 대한 화주들의 불신도 높아졌다.
조금씩 늘려나가던 철도화물 수송실적도 타격을 받았다. 12월 철도화물 컨테이너 수송실적은 파업으로 화물열차 운행이 30%대까지 하락하면서 급감했다. 평월 9만TEU(20피트 컨테이너) 수준의 수송실적을 기록하던 12월 실적은 6만1113TEU로 급감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 산업이 침체를 겪던 때보다 뒷걸음질 쳤다. 전년동월과 비교해서는 48% 하락하고 전월대비로는 68.3%가 급감한 수치를 기록했다.
철도공사는 올 4월부터 모든 컨테이너 열차를 사전계약 방식으로 판매하겠다는 입장을 운송사들에게 알렸다. 지난해 10월 철도화물운임을 인상하고 바로 1년 단위 화물을 계약하는 것은 운송사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파업과 운임인상 1년 단위 화물 계약은 운송사들이 철도 수송률을 낮출 수밖에 없는 현실로 다가왔다.
운송사업계 관계자는 “철도수송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철도전환율을 높이기보다는 도로 수송을 늘릴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철도수송을 늘리기 위한 정부의 정책이 빛을 바랄 수 있도록 운송사와 코레일은 서로 등을 지지 않는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해야한다. 통일로 한반도에서부터 유럽까지 철도로 연결되는 일은 먼 미래일지라도 국내 철도수송을 활성화할 수 있는 해결책이 나와 화물열차가 청마의 기운처럼 멈추지 않고 달리기를 바란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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