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06 14:54

기획/ 다시 고개드는 벌크선 시장 줄도산 공포

BDI 반토막, 유가 고공행진…선사들 유동성난 심각
●●●벌크선사들이 요즘 심상찮다. 선복과잉에 유가상승까지 겹쳐 2009년의 연쇄도산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감지되고 있다.

3일 현재 건화물선운임지수(BDI)는 1292를 기록했다. 전날의 1269에서 소폭 상승한 것이긴 하지만 한 달 전에 비해선 200포인트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연초 1693에 비해서도 23.7% 떨어졌다. BDI는 작년 10월27일 2784까지 오르며 3천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다 하락세로 전환한 뒤 줄곧 약세시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최저점은 지난 2월4일의 1043이었다. 작년 최저점이었던 7월19일의 1732보다 39.7% 하락했다. 최저점을 찍은 뒤에도 BDI는 1200~1500포인트대를 오르내리며 약세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선사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그 뒤 최고 기록은 3월 말 1585다. 고점이라고 하지만 작년 최저치보다 못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 4월말까지 BDI 평균은 1360으로 지난해 평균인 2758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선사들이 얼마나 험난한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선사들은 BDI가 2500포인트대 이상까지 치고 올라가야 비로소 적자구조를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수준보다 최소 2배 이상 올라야 선사들이 손익분기점(BEP)을 넘길 수 있다는 얘기다.


BDI 2배 상승해야 BEP 맞춰

최근 시황약세는 케이프사이즈로 대변되는 대형선박시장의 침체 때문으로 풀이된다. 철광석 수송에 주로 쓰이는 17만DWT(재화중량톤)급 안팎의 케이프사이즈선박 시장은 물동량을 크게 웃도는 선복량의 영향으로, 용선료가 소형선박들보다 낮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케이프사이즈 시황은 올해 들어 바닥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1~4월 평균 케이프사이즈운임지수(BCI)는 1583을 기록, 지난해 연간 평균치 3480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5월3일 현재 지수는 1572를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4만달러대였던 케이프사이즈선박 일일용선료는 올해 1월 1만1천달러대까지 하락했다. 4분의1토막 난 것이다. 최근엔 6600~6800달러대를 기록 중이다. 연초에 비해 61%가량 하락했다.

1분기 신조선들이 시장에 대거 공급되면서 선복과잉이 계속 이어진 까닭이다.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신조 인도된 케이프사이즈 선박량은 1030만DWT(재화중량톤)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케이프선박량은 지난 2년간 2배 증가했다. 특히 10만DWT 이상 대형선박의 척수는 2008년 934척에서 1204척으로 늘어나며 시황 하락의 원인이 됐다.

철광석 가격상승으로 중국이 수입보다는 자체 생산을 늘린 것도 시황 하락에 한몫 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 철광석 수입량은 1억7717만t을 기록, 작년 같은 기간 1억5486만t 대비 14.4% 성장했다. 1월에 월간 실적 역대 최대치인 6897만t을 수입한 뒤 2월 4864만t 3월 5948만t으로 수입량을 다소 줄였다. 작년에 비해 1월엔 47.9% 늘어났으나 2월엔 1.5% 감소했으며 3월엔 0.8% 성장에 그쳤다. 결국 1분기의 두 자릿수 성장은 순전히 1월 실적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와 비교해 1분기 철광석 생산량은 25% 증가한 2억4920만t을 기록했다. 철광석 가격이 t당 180달러를 넘어서는 등 과거 최고점 수준에 육박하자 자국 광산 가동을 대폭 늘린 것이다. 지난해 광산기업과 철강업체들은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자 연간단위로 체결하던 공급계약을 분기단위로 전환한 바 있다.


중국 철광석 재고량 상승도 향후 시황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최근 중국 주요 항만 철광석 재고량은 8천만t을 넘어섰다. 철광석 재고량 가운데 호주산은 39%, 브라질산은 26.7%, 인도산은 16.9%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중국은 앞으로도 높은 재고수준을 이유로 철광석 수입량을 늘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또 시황에 지원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일본 대지진에 따른 복구물량 수송도 기대치를 밑돌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파나막스 시장은 케이프사이즈 시장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약세시황은 마찬가지다. 파나막스선박운임지수(BPI)는 1~4월 평균 1777을 기록, 지난해 평균 3115에 비해 43% 하락했다. 최근 일일용선료는 1만2천달러대를 형성하고 있다. 케이프사이즈선박보다는 크게 높은 수준이다.

소형 벌크선의 경우 시황의 변동성이 적어 지난 2008년 이후 안정적인 시황을 이어가고 있다. 4만~5만DWT급 수프라막스와 3만DWT 안팎의 핸디사이즈선박 용선료는 1만4천달러, 1만2000달러대를 각각 기록 중이다. 몸집이 3~4배 이상 큰 케이프사이즈선 용선료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향후 시황 전망 긍·부정 엇갈려

그렇다면 향후 시황 전망은 어떨까? 시장 일부에선 하반기 이후엔 케이프사이즈를 중심으로 시장이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운선물시장(FFA)에선 내년 치 케이프사이즈선 일일용선료가 1만4천~1만8천달러대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에 비해 최대 3배 이상 뛰어 오른 수준이다. 올해보다 내년에 시장상황이 좋을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중견 벌크선사 한 관계자는 “현재 시장이 워낙 낮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하반기부터는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 이후 전력 수요가 늘면서 석탄수요 상승이 예상되는데다 분기별로 움직이는 철광석 가격도 2분기에 높았기 때문에 3분기에 다소 하락세가 예상된다”고 긍정론에 힘을 실었다.

대형선사 한 관계자도 “하반기에 BDI는 평균 1700선을 찍은 뒤 내년에 2천포인트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가 바닥권이라는데 시장이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해운중개업협회 회장인 염정호 일도해운 대표이사는 최소 2년 후에나 시황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계절적 성수기임에도 지난해 11월 이후 시장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신조선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운임하락과 유가 급등, 철광석·곡물가 등 원료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해운경기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세계 경제성장세를 후행할 것”이라며 “선박 발주가 감소할 경우 2013년에 가서야 시황이 점차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인도와 중국 등 신흥시장의 건화물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고, 선사들이 공급수위조절을 위한 노력을 지속함에 따라 선박해체가 늘어나 긍정적인 요인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선사 관계자도 영대표의 말에 동조하며 “올 한해는 시황약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사정이 이러하자 다시금 선사들의 연쇄파산공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21일 선박 피랍으로 주목을 받았던 삼호해운이 부산지방법원 파산부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삼호해운은 지난해 영업손실 432억원 순손실 652억원에 이르는 경영악화로 결국 법정관리에 내몰리고 말았다.


법정관리선사 7곳으로 늘어

이로써 국내 법정관리 선사는 삼선로직스와 티피씨코리아 대우로지스틱스 봉신 세림오션쉬핑 대한해운 등과 함께 7곳으로 늘어났다. 봉신은 워크아웃 절차를 진행하다 다시 법정관리로 돌아섰으며 지난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가 법원의 인가를 받지 못했던 세림오션쉬핑은 올해 1월 다시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명령을 얻어냈다.

해운업계는 현재 삼호해운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시황악화로 운임은 바닥권인 반면 유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어 사실상 사업을 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가 현실화된 까닭이다.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으며 선박연료유 가격은 싱가포르항 기준 t당 660달러(IFO 380cst)를 기록하고 있다. 선박연료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무려 200달러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이로 인해 일부 중소형 선사들은 심각한 유동성난으로 이미 경영불능상태에 빠졌다는 평가다. 과거 금융권 신용공여 대상이었던 S사를 비롯해 C사 J사 등이 이미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또 다른 S사는 막대한 적자규모와 부채로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선사 관계자는 “지난 2008년 리먼사태 이후 2년여를 버텨왔지만 올해 들어서도 시황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유가까지 크게 올라 체력이 바닥난 상태”라며 “금융권에서도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사실상 한계점에 다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삼선로직스나 티피씨코리아 대우로지스틱스 등의 법정관리 기업들도 최근의 바닥권 시황이 계속될 경우 채무변제계획 이행에 차질이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삼선로직스와 대우로지스틱스는 BDI 2200선을 기준으로 채무변제계획을 잡았으며 티피씨코리아는 3천포인트를 기준으로 정했었다. 이 가운데 티피씨코리아는 올해 담보권 175억원(외환은행 90%이상)을 모두 상환하고 4차년도부터 회생채권을 변제키로 한 까닭에 다소 여유 있는 상황이다. 티피씨코리아 관계자는 “회생계획을 변경하지 않기 위해 공익채권(보전절차 이후 발생한 채권) 상환을 유예하기 위해 채권단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삼선로직스 관계자는 “현재 채무변제계획 변경을 위해 협의하고 있는 사항은 없다”며 “다만 패스트트랙 차원에서 법정관리 조기졸업을 위해 법원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차장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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