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27 17:10
한진해운, 피랍 위기 모면…대응 매뉴얼 빛나
선원들 빠른 대응… 한진해운 이미지 높여
최근 해적 피해가 잇달아 발생한 가운데, 피랍될 뻔했던 한진해운의 <한진텐진>호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
다.
해적으로부터 공격을 받았지만 선원들이 평소 해적피해 방지 훈련을 통해 익힌 매뉴얼대로 상황을 조기에 대처해 피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았기 때문이다.지난 21일 유럽-아시아로 운항 중이던 한진해운의 6,500TEU급 컨테이너선 <한진텐진>호는 인도양 스코트라 동쪽 250마일 지점에서 해적으로부터 공격 받았다.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14명, 인도네시아 선원 6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한진해운은 선원들과는 연락이 닿지 않아 대책마련을 위해 나섰으나, 하루 만에 피랍 위기를 모면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선원들의 건강에는 이상이 없으며 <한진텐진>호 선체에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진텐진>호의 선원들은 해적들의 공격을 받은 후 엔진을 정지시킨 후‘시타델’(선원 피난처)로 대피했다. 시타델은 두꺼운 철판으로 만들어진 선원 긴급 대피소로 선원 모두 피난할 수 있는 정도의 공간에 비상식량과 통신설비가 갖춰져 있다. 시타델의 위치나 제원은 해적들에게 알려질 수 있기 때문에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한진해운에 따르면 대부분의 선박에 시타델이 설치돼 있으며, <한진텐진>호의 경우는 선주협회의 시타델 설치 권고가 있기 전부터 설치돼 있었다고 한다.
해적선의 주 타깃이 되는 선박은 속도보다는 짐을 많이 싣는 데 맞춰 설계된 벌크선이나 유조선, 화학(케미컬) 선박이다. 벌크선이 해적에 피랍된 적은 있었지만 대기업 소속의 대형 컨테이너선이 납치된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한진해운은 피랍의 위기를 모면하자마자 승조원들의 건강을 확인한 후 21일 밤부터 정상운항을 시작했다. 하루 동안의 정박으로 운항스케줄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진텐진>호는 선박 운항속도를 높여 목적지인 싱가포르항을 향해 운항 중이다.
국내 1위 해운기업의 해적피랍소식에 떠들썩했던 하루동안 한진해운은 효과적인 대처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일반인들에게는 관심이 덜한 해운선사가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이유야 어찌됐던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한진텐진>호의 선원들이 침착하게 해적퇴치 훈련을 실전에서 완벽하게 대응했고 온 국민에 한진해운의 정확한 해적 공격 대처로 이미지 제고를 할 수 있었다.
이에 한진해운 관계자는“한진해운의 홍보효과보다도 선원들의 인명피해가 없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화물과 선박이 안전하고 정상운항을 재개한 만큼 화주들을 위해 정시에 도착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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