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4 11:10

항로총결산/ 한러항로

세계경제위기 영향 탓 부진…2분기부터 물동량 살아나
레진·건설·전자제품 ↑, 자동차·자동차반제품 ↓


러시아 수출항로는 매해 연초·연말에는 소석률이 90%대로 물동량이 많았지만 2008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세계적인 경기한파를 비켜갈 수는 없었다. 러시아항로역시 많이 침체된 분위기이고, 이 지역을 서비스하는 선사들은 운임 하락과 줄어든 물량으로 수익성 역시 좋지 않았다.

작년 연말에 최저점을 찍은 러시아 수출항로는 올해 봄부터 물동량이 서서히 살아났다. 1월 러시아 수출항로의 물동량은 연초 2주간에 걸친 긴 휴가시즌으로 인해 전달과 비교해 약 25% 감소했지만, 1월 중순부터 시작된 물량 밀어내기가 2월까지 이어지면서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러시아 수출항로는 물동량 하락에 따른 선복 조절을 비교적 잘해왔기 때문에 소석률이나 수익성이 급락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3월 한러 수출항로는 전달과 비슷한 양상을 띄면서 물동량 보합세를 유지했다. 다른 수출품목들은 좀 늘어났지만, 수출효자품목이었던 자동차와 관련부품 등의 물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1분기 자동차 수입은 약 70% 감소했고, 중고차의 수출입 비중이 큰 극동러시아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는 러시아의 경기침체가 지속돼 자동차 구매능력을 상실하게 됐고 지난 1월12일부로 러시아정부가 자국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삼아 관세를 대폭 인상한데 따른 것이다.

한편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던 연초 보스토치니항의 터미널 체선이 올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극동러시아의 물동량이 감소한 탓도 있지만 지속적인 시설 개선과 항만 확장 등으로 2008년 하반기부터 항만 체선이 크게 완화됐다. 4월 러시아항로의 시황은 크게 개선되거나 하지 않았지만, 러시아의 경기와 대비해선 나름대로 선방했다. 러시아 수출항로의 4월 소석률은 70~80%대를 형성하는 등 상승 곡선을 그렸다. 특히 3~4월은 레진의 물동량이 부쩍 늘어나 전체 물동량의 부진속에 선방할 수 있었다.

5월 한러항로의 수출물동량은 4월에 비해 감소한 반면, 수입물동량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물동량은 계절적 성수기와 러시아의 규제 완화, 경기 회복세의 기미가 보이면서 전달에 비해 10% 정도 상승했다. 이시기부터 중단되거나 지연됐던 러시아의 건설 플랜트 프로젝트도 재가동됐다. 8월에도 그 분위기를 타고 꾸준히 증가했다. 2008년 8월에는 물량도 좀처럼 늘어나지 않았고 9월 본격적인 피크시즌이 시작돼도 물동량은 오히려 소폭 하락세를 나타낸 것과 비교하면 2009년 하반기 시황은 비교적 좋은 편이다. 동해해운은 2009년 8월31일부로 운항선박을 큰 선박으로 대체함으로써 선복을 늘렸다. 기존 860TEU급 선박을 1,400TEU급의 새로운 선박 블라디보스토크호로 대체했다.

11~12월의 한러수출항로는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전달대비 물동량 증가세를 이어나갔다. 원유와 천연가스의 가격상승으로 러시아경기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한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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