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해운동맹 폐지 거의 확실

최근 유럽집행위원회 경쟁총국(Directorate General of Competition)은 그 동안 방침으로 세워놓은 정기선사의 해운동맹에 대해 경쟁법의 적용을 포괄적으로 면제하는 ‘블록면제’(block

exemption)를 폐지해야 한다는 근거를 제시한 외부 의뢰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고 KMI가 밝혔다.

모두 261페이지에 달하는 이 보고서의 작성에는 글로벌 인사이트(Global Insight) 주관으로 베를린 기술대학(Beriln University of technology)과 해운물류 경제연구소(Institute of Shipping Economics & Logistics)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EC의 경쟁총국은 2003년 3월부터 정기선 해운동맹의 공동운임설정 및 선복량 통제를 인정하는 이사회 규칙 4056/86에 대한 재검토를 실시하고 있다.

글로벌 인사이트는 보고서에서 해운동맹의 폐지와 관련한 다음과 같은 주요 결론을 내렸다.

첫째, 해운동맹은 선복량 과잉(과잉 투자), 운임 상승을 초래하며, 서비스의 안정성에 해가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둘째, 단기적으로 해운동맹 체제의 폐지는 운임의 하락을 초래될 것이며, 셋째, 장기적으로는 선복량 과잉 현상을 피하고, 운임의 하락 압력이 더욱 강하게 될 것.

넷째, 또한 해운동맹 폐지는 선복량 공급의 안정성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 등이다.

구체적으로 글로벌 인사이트는 이 보고서를 통해 해운동맹의 폐지의 영향은 적정한 운임의 하락과 부대 요금 및 할증료의 축소, 원양 및 근해 서비스의 안정성 증진, 개도국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 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정기선 협회(ELAA)는 지난해 8월 EC의 해운동맹 폐지 방침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면서 폐지가 불가피하다면, 그 대안체제 모색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ELAA는 정기선사간 새로운 협력의 사업모델을 제시했는데, 이는 일명‘Information exchange system’으로 주된 내용은 정기선사간 위원회(trade committee)를 구성해 시장정보를 교환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글로벌 인사이트는 ELAA의 대안체제는 일부만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전체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즉, ELAA의 대안체제는 정기선사들의 담합행위를 유인할 수 있는 과정이 제공된다는 것이며, 특히 정기선사간 위원회 조직은 경쟁조건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에 덧붙여 글로벌 인사이트는 그 동안 ELAA와 해운동맹 체제, 그리고 그 회원사들은 이같은 시장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꺼려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ELAA는 글로벌 인사이트의 주장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으나 상당히 많은 이슈들이 발굴됐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한편, 영국의 화주와 물류기업들을 대변하는 화물운송연합(Freight Transport Association)은 이 같은 보고서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해운동맹 폐지로 선사간 집화경쟁 치열 전망

EC의 이번 보고서는 외부 기관을 통해 구체적으로 객관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있다.

특히, EC는 그 동안 해운동맹 폐지 근거가 제시되지 않아 ELAA로부터 상당한 비난을 받았으나 ELAA도 이 보고서의 내용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EC의 구체적인 입법화 작업이 조만간 진행될 여지가 크며, 논의의 초점이 해운동맹의 폐지 여부가 아니라 대안체제의 모색으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선사의 대형화에 따라 정기선사의 경쟁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해운동맹 폐지 이후의 정기선 시장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 같은 환경 하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부가가치 서비스의 개발, 시장 확대등을 통한 국적선사들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