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05 11:42
하반기 정기선시장, 선대 대폭 확충으로‘운임하향안정화’전망
올 신조선 인도량 69만TEU 달해, 스페이스 부족현상 다소 완화될 듯
건화물선 선박량 증가 불구, 여전히 수요가 공급 초과
올하반기 정기선 시장은 대규모 신조선이 시장에 투입돼 선복부족현상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KMI는 최근 발표한 “2004년 상반기해운시황의 특징과 시사점” 분석자료에서 하반기에 50만TEU에 이르는 신조선들이 대거 시장에 나와 중국효과에 따른 선복난 심화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해운시황은 세계 해운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해운시황의 중국효과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중국효과는 9.11테러로 꽁꽁 얼어붙은 해운업계를 채 4개월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반등세로 돌아서게 했다. 2002년 1월부터 MRI종합운임지수, BDI건화물 운임지수, HR 컨테이너용선지수 등 해운관련 모든 지수들이 반등하기 시작해 끊임없이 상승하다 올해 들어와서야 그 끝을 보여줬다. 특히 2003년엔 그 상승세가 너무 빨라 해운시장의 하주는 물론 선주들마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할 정도였다. 미국, 유럽 일본의 경제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의 힘으로 해상운임이 폭등했기 때문.
해운시장 상반기…“중국에 울고 웃고”
2002년 1월 207.7을 시작으로 올라가기 시작한 MRI종합운임지수는 올 3월 27일 430.6까지 상승해 27개월동안 107%나 상승했다. BDI건화물운임지수도 2002년 1월 2일 882로 시작해 2004년 2월 4일에 5,681까지 상승해 25개월동안 544%나 폭등했다. HR컨테이너용선지수는 2002년 1월 2일 458.6으로 시작해 2004년 상반기가 지나도록 그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HR컨테이너용선지수는 올 6월 30일 현재 1,562.7을기록해 2002년 1월 이후 30개월동안 241%나 폭등했고 지금도 그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아직 어디가 최고점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올 상반기의 또다른 의의는 중국 정책 결정자들의 말한마디가 해운시황을 싸늘하게 식힐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중국 경제의 과열성장을 우려한 원자바오 총리가 지난 4월 28일 철강, 자동차, 시멘트, 부동산, 전해알루미늄 등에 대한 신규투자를 중단시킨다는 경기억제정책을 발표, 해운업계는 급속히 냉각되기 시작했다. 4월 27일 4,229를 나타내던 BDI건화물운임지수가 6월 22일 2,622까지 연속 하락함으로써 2개월이 지나기도 전에 38%나 폭락한 것이 그 예다.
이처럼 올 상반기 세계해운시장은 중국에 의한 상승효과와 함께 중국의 정책변화를 통한 시황조절능력(managerial power)도 검증됐다. 따라서 전세계 해운업계는 이제 중국 경기변동을 가장 중요한 변수로 고려해야 하고 또 해운시황에 영향을 줄 중국의 정책동향을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게 됐다.
정기선시장 상반기…여러 악재 속 물량 폭증 여전
정기선시장은 작년의 호황세가 올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중국의 경기과열 억제정책 발표, 유가상승 등 여러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물동량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확대와 미국, EU의 수출입확대가 지속적인 물동량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반면 시장공급 측면에선 선박공급을 초과하는 물동량 증가로 공급부족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북미ㆍ유럽항로 등 원양항로는 1/4분기에도 소석률이 95% 수준을 보이는 등 지속적인 선박부족 현상이 나타났는데, 특히 유럽항로의 경우 최근 지중해, 흑해지역의 물동량 증가로 선박부족이 가중되고 있다. 이는 신조선 인도가 대부분 하반기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선 종합용선지수(HR지수)는 올 2/4분기 평균이 1,506.8포인트까지 상승하면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운임도 북미항로, 유럽항로 등 원양항로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북미항로, 유럽항로 등 원양항로의 물동량은 중국, 미국, EU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유지했다. 특히 중국은 금년에도 높은 물동량 증가율을 보이며 원양항로의 물동량 증가를 주도했다. 중국의 올 1~5월간 전국컨테이너 처리실적은 2천256만1천300TEU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27% 증가한 것이다.
상해항은 549만8천TEU를 기록해 전년대비 29% 증가했으며 선전항은 490만4천500TEU를 기록, 전년대비 33% 증가했다. 가장 높은 물동량증가율을 보인 항만은 닝보항으로 146만6천500TEU를 처리, 전년대비 45.5% 증가했다. 이어 다롄항은 80만4천900TEU를 처리해 전년대비 34.5% 증가했다.
한편 미국의 1/4분기 對아시아 수입컨테이너 물동량은 230만TEU로 지난해 동기대비 9.5% 증가했다. 특히 1/4분기 동북아발 북미향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한 205만TEU를 기록, 북미항로의 물동량 증가를 주도했다. 또 1/4분기 유럽항로의 물동량은 아시아-서유럽간 수출입 증가와 지중해, 흑해지역의 물동량 급증추세에 힘입어 전년대비 16% 증가했다.
HR 컨테이너선용선지수는 1/4분기에 이어 2/4분기에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1/4분기 1,247.8포인트를 기록, 작년에 이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HR지수는 2/4분기에 1,506.8포인트까지 상승,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컨테이너의 지속적인 증가와 북미ㆍ유럽항로의 지속적인 선복부족 ▲2003년 하반기부터 나타나고 있는 2천500~4천TEU급 중소형 선박의 공급부족 ▲미국, 유럽의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심리 등에 기인한다.
올 「컨」신조 인도량 201척에 달해
올 하반기는 대규모 신조선이 시장에 투입돼 선박부족현상이 완화될 전망이다.
정기선 시장의 올해 신조선 인도량은 201척, 69만2천TEU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종별로는 7천TEU이상 대형선이 20척, 5천~6천TEU급 선박이 52척으로 5천TEU급 이상 대형선이 전체의 35.8%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올 1~4월 중 인도된 신조선은 총 53척, 19만257TEU에 불과해 5월 이후 인도될 선박은 148척, 50만1천746TEU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 올해부터 2006년까지 인도될 선박은 총 770척, 278만7천743만TEU인데 이는 올 1월 기준 총 운항선박량(59만4천609TEU)의 46.8%에 해당되는 막대한 규모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이후 선복부족 현상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에 따라 정기선 시장의 수급은 내년부터 안정추세를 보이며 운임수준도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초대형선의 집중적인 투입도 정기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04~2006년간 인도될 7천TEU급 이상 대형선은 총 115척, 94만2천666TEU인데, 이는 같은 기간동안 인도될 총 신조선의 33.8%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향후 3년간 초대형선은 북미항로와 유럽항로에 집중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요 원양항로의 기항지변경, 피더운송체계 개편 등 다양한 파급효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양항로를 중심으로 선박부족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주요 선사들은 금년에도 신조선 발주를 확대하고 있다. 올 1~4월간 신조선 발주량은 161척, 61만3천294TEU였는데, 이중 5천TEU급 이상 대형선 발주가 49척에 달하고 또 8천TEU급 초대형선 발주는 6척에 이른다.
주요 발주현황을 살펴보면, 시스판 컨테이너라인(Seaspan Container Lines)이 9천500TEU급 컨테이너선 4척을 발주해 눈길을 끌었고 MSC는 8천400TEU급 4척, 하파그-로이드와 MOL은 8천600TEU급, 8천100TEU급 선박을 각각 2척, 4척씩 발주했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주요 선사들의 대규모 선대확충 계획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는 것이다.
MOL은 최근 1조160억엔(108억6천만달러)을 투자해 2010년까지 선대 234척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는데 이중 컨테이너선은 50척에 달한다. 또 에버그린(Evergreen)은 최근 6천724TEU급 10척과 4천500TEU급 4척을 발주한데 이어 향후 10년간 7천TEU급 30척, 4천500TEU급 4척, 8천TEU급 20척 등 모두 54척을 추가 발주할 계획이다.
이런 추세를 고려할 때 금년 신조선 발주규모는 300척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근래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반기 정기선 시장은 원양항로를 중심으로 호황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그러나 올 하반기는 어느 때보다 경기변동 요인이 많다. 수요측면에선 중국의 경기과열 억제정책과 미국의 금리인상, 유가인상에 따른 경기변동 가능성이 높으며, 공급 측면에선 신조선 인도증가에 따라 원양항로를 중심으로 수급안정화가 빠르게 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하반기 이후 정기선 시장은 조정기에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의 변화추이에 신중하게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건화물선 상반기…중국호재 속 EUㆍ일본 한몫
올 상반기 건화물선 부문 수요변화의 핵심요인은 단연 중국이다.
건설, 자동차 등 관련 산업의 육성정책에 따라 중국의 1~5월 중 조강생산량은 1억390만톤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22.7% 증가했으며 중국이 전세계 조강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1.9%에서 24.8%로 상승했다. 이같은 조강수요 증가에 따라 지난 1/4분기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전년동기대비 45% 증가한 6,380만t에 달했다. 중국의 폭증하는 철광석 수요로 내륙운송 철도의 처리능력이 따라가지 못했고, 그 결과 지난 4월말까지 중국의 주요 철광석 수입항만엔 평상시 2배 이상인 3천만t의 재고가 쌓여 지체현상이 지속됐다. 클락슨(Clarkson)사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지난해 1억4천800만t에서 2007년 2억6천만톤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인도,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주요국가의 조강생산량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1~5월 기간 중 아시아 전체의 조강생산량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12.6%나 증가했다.
또 곡물수요부문에서도 중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 중국정부는 지난 1~4월 기간 중 200만t에 달하는 비축재고를 방출했는데, 이는 중국내 곡물가의 안정을 위한 것으로 중국의 곡물수입 감소로 이어지는 요인이 됐다.
그러나 이같은 곡물량 방출에도 불구 중국의 2004/5 곡물년도 수입은 2003/4 곡물년도에 비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결과 중국은 2004/5 곡물년도에 곡물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탄 수요부문에선 경제회복에 따라 원료탄의 수요가 급증하게 된 EU가 지난 1/4분기 중 작년동기 총 수입량의 거의 2배에 달하는 198만t의 원료탄을 수입했다. 또 금년 4월중 일본 주요항만의 재고가 지난 2년중 최고치인 50만t을 기록하는 등 일본의 연료탄 수요도 대폭 증가했다.
한편 중국은 지난 5월 제철소의 가격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국내에서 생산된 원료탄 수출업자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하는 등 석탄 수출을 억제시켰다. 이와 관련 클락슨사는 중국의 원료탄수출이 지난해 1,310만t에서 금년엔 1,000만t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잇다.
중국의 이러한 정책변화는 원료탄의 주요 수요국인 일본, 한국 등이 거리가 먼 호주로부터 수입량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오히려 해운시장에는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전세계 연료탄 및 원료탄 수요는 지난해 대비 각각 3.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듯 중국의 철광석 수입 재개 및 곡물수입증가, EU 및 일본의 석탄수요 지속 증가 등이 건화물선 시황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 중국효과에 따라 나타나기 시작한 건화물선 시장 호황은 올 1/4분기에 최고조에 달했으며, 지난 4월 원자바오 총리의 경기억제정책의 발표에도 건화물선 시황은 6월 후반을 기점으로 다시 개선되고 있다.
건화물선 하반기…신조선 인도 1천만DWT 넘어
올 5월 기준 건화물선 신조발주량은 1,100만DWT(중량톤)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8%나 증가했다. 선형별로는 케이프사이즈 106%, 핸디사이즈가 12.5% 증가한 반면, 파나막스사이즈는 16.7%, 핸디막스사이즈는 66.7% 감소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5월기준 건화물선 신조발주량이 지난해 대비 크게 증가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중됐던 선박발주가 지속됐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지난해 5월까지 발주된 선박은 전체 발주량의 27.1%에 불과하다.
그러나 상반기에는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으며, 이는 2002년 연간 발주량의 75%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년 상반기 중 케이프사이즈급 선박의 신조발주량이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작년 하반기부터 폭증하는 중국의 철광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5월까지 건화물선 신조인도량은 690만DWT이며 올 하반기까지 인도될 것으로 예상되는 선박량은 1,260만DWT에 이르고 있다.
하반기 선형별 인도 예정 선박량을 살펴보면 케이프사이즈급 선박이 350만DWT, 핸디막스사이즈급 선박이 300만DWT, 핸디사이즈급 선박이 130만DWT다.
반면에 5월까지 건화물선 해체량은 30만DWT에 불과해 지난해 300만DWT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 이같이 건화물선 해체량이 저조한 것은 건화물선 시황의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선주들이 해체를 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신조선 인도량과 노후선 해체량을 감안할 때 올 5월 현재 건화물선 총선박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1.9% 증가한 3억910만DWT에 이른다. 또 금년말에는 건화물선 선박량이 지난해 대비 4.2% 증가한 3억1천600DW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선형별 건화물선 선박량으로는 케이프사이즈급 선박은 지난해 대비 6.8% 증가한 1억520만DW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파나막스사이즈급 선박은 지난해 대비 7.6% 증가한 8천130만DWT, 핸디막스사이즈급 선박은 지난해 대비 5.6% 증가한 6천20만DWT, 핸디사이즈급 선박은 지난해 대비 2.5% 감소한 7천50만DW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클락슨사는 이같은 선박증가에도 불구하고 건화물선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