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7-22 17:18
한-EU 조선분쟁 심의절차 착수..업계 `초긴장'
(서울=연합뉴스) WTO(세계무역기구)가 패널을 설치, 유럽연합(EU)의 국내 조선업계 제소에 대한 심의작업에 본격 착수해 조선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번 분쟁은 한국산 D램에 대한 미국과 EU의 보조금 지급판정과 중국의 한국산 냉연강판 반덤핑 예비판정 등 통상파고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다시 불거진 것이어서 업계 안팎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WTO는 21일(현지시각) 개최된 분쟁해결기구(DSB)에서 조선분쟁을 심의할 패널 구성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분쟁해결기구는 15일 이내로 제3국 인사 3명으로 구성된 패널 위원을 위촉, 정보수집과 당사국 구두주장 청취 등의 절차를 거쳐 10월초 중간보고서를 낸 뒤 12월 최종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EU는 지난해 10월 국내 조선업계를 상대로 WTO에 제소한 것과 관련, 지난달 16일 WTO 분쟁해결기구에 패널설치를 요청해 왔으며 분쟁해결기구는 지난달 24일 1차 회의에 이어 21일 2차 회의에서도 국내 조선업계가 패널 설치 요청을 거부하자 패널설치를 자동 승인했다.
무역분쟁과 관련, 제소자는 제소후 60일 이내에 당사국간 원만한 합의가 도출되지 못할 경우 분쟁해결기구에 패널설치를 요청할 수 있으며 피소국이 패널설치 요청을 2차례 거부하면 패널은 자동적으로 구성된다.
한-EU 조선분쟁은 지난해 10월 한국이 수출입은행을 통한 선박금융과 선수금 환급 보조, 부채탕감을 통한 구조조정 등의 방식으로 WTO 협정에 위배되는 보조금을 조선산업에 지원했다고 EU가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번 1,2차 회의에서 국내 조선업계는 `조선업체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은 WTO의 관련 협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패널설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는 일단 이번 분쟁심의가 올들어 지속돼 온 호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 조선업체들의 잇따른 대규모 수주가 한국 업체에 대한 타국 조선소들의 저가 수주 비난에 대한 근거로 작용, 심의결과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도 EU 회원국이 자국 조선소들에 올 초부터 보조금을 지급한 점 등을 들어 맞제소를 통해 강력하게 반격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추이는 현재로서는 종잡을 수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89년 미국의 제소 이후 한국의 국제 조선분쟁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어떤 식으로든 제재조치가 가해질 경우 영업 및 수출 환경이 악화될 수 밖에 없어 신경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제소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 대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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