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0-30 13:33
(서울=연합뉴스) 류지복기자 = 무역업계가 미 서부항만 직장폐쇄의 후유증 때문에 운임인상, 선적지연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29일 한국무역협회, 하주협의회 등에 따르면 북미행 해상운임은 올들어 10월 말까지 1TEU짜리가 연초보다 725달러, 1FEU짜리는 900달러 가량 오른 상태다.
특히 미 서부항만 사태 이후 선사들이 항만 적체와 하역작업 지연에 따른 비용 상승을 이유로 한진해운 11월 22일, 현대상선 12월 6일을 기점으로 항만혼잡 할증료를 TEU당 500달러, FEU당 1천달러 추가 인상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98년 이래 선박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아시아.북미항로가 성수기를 맞아 물동량이 증가, 운임 인상요인이 큰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 미 서부 항만 사태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선박 스페이스 부족현상은 유럽항로도 마찬가지여서 유럽항로 시장운임은 올들어 4차례 인상돼 10월말 현재 연초에 비해 TEU당 450달러, FEU당 900달러 가량 오른 상황이다.
항공요금도 덩달아 오르면서 지난달 16일 미국행 항공운임이 7% 인상된 데 이어 대한항공 30%, 아시아나항공 40%, 외국적 항공사 60-80% 등 항공사별로 정상운임 보다 대폭 상승한 할증료를 적용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운인 인상과 함께 미 서부항만 직장폐쇄의 영향으로 국내 항만과 공항에서 적기 선적에 차질이 빚어져 무역업계에 이중 부담을 지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주 협의회에 따르면 전구를 생산하는 W조명의 경우 서부항만 사태 이후 목적지를 미 동부지역으로 바꿨으나 동부로 가는 선박이 부족, 선적이 지연되고 있으며 한달에 한번 꼴이던 항공운송을 이달 들어 벌써 7번이나 이용했다. 안경테를 생산, 거의 전량을 항공으로 보냈던 N광학도 종전에는 1박2일이면 가능했던 선적이 서부항만 사태 이후 2-3일 이상 지연되고 있다.
니트류를 생산하는 C물산 역시 바이어 요청에 따라 상당량을 항공운송으로 전환했지만 선적 대기시간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항공운임도 거의 배 이상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주로 해상운송을 이용하던 모니터, PC부품 등 전자제품의 경우 적체가 심각해 일부 급한 상품의 경우 항공운송으로 돌렸지만 삼성전자 100t, LG전자 50t의 물량이 매일 공항에 적체중인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주협의회 관계자는 "운임인상 요인이 다분한데다 성수기를 맞아 선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미 서부항만 사태로 상황이 더욱 열악해졌다"면서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고 적기 선적을 지원할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서부항만 사태로 인한 무역업계의 피해가 최소한 12월 중순까지 계속될 전망"이라며 "선주의 급격한 운임인상을 막을 선.하주간 대화채널의 신설도 절실하다"도 강조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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