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조선사들이 시황 침체로 2분기에 모두 적자를 냈다.
초대형 유조선(VLCC) 50척을 운영하는 벨기에 선사 유로나브는 2분기에 순손실 8970만달러(약 1000억원)를 냈다. 지난해 2억5960만달러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4억3400만달러에서 올해 1억400만달러(약 1200억원)로 4분의 1토막 났다.
유로나브는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2억달러를 웃도는 흑자를 신고했지만, 지난해 4분기 적자로 돌아선 뒤 3분기 연속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 선사의 VLCC의 평균 일일 용선료는 1만1250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8만1500달러의 7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노르웨이 해운왕 욘 프레드릭센 계열의 프런트라인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순손실 2660만달러(약 300억원)를 내 1년 전 1억9970만달러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지난해 3억8700만달러에서 올해 1억7000만달러(약 2000억원)로 반 토막 났다.
중형 유조선단이 주력인 캐나다 티케이탱커스도 순손실 1억2910만달러(약 1500억원)를 냈다. 이 선사는 1년 전 9820만달러 흑자를 거둔 바 있다. 8500만달러의 손상차손이 발생한 것도 적자 성적에 영향을 미쳤다. 매출액은 1억2300만달러(약 1400억원)로, 지난해 2억4600만달러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원유 운반선뿐 아니라 가솔린이나 나프타 같은 석유제품을 운반하는 정유운반선 시황도 저조하다. 항공기 제트연료 수요 회복 지연 등이 영향을 주고 있다.
모나코 선사 스코피오탱커스는 2분기에 5280만달러(약 600억원) 순손실을 냈다. 이 선사 역시 1년 전엔 1억4390만달러 흑자를 거둔 바 있다. 순이익 210만달러(약 20억원)를 거둔 덴마크 선사 톰(TORM)도 운임선물거래 평가이익을 제외한 운송사업 이익은 적자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유조선 시황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요 산유국들이 대규모 감산에 나서면서 하락세가 표면화됐다. 수요가 줄어들어 1년 이상 시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지난해 2분기엔 사우디아라비아의 수출 공세로 유가가 하락하자 시황 상승을 예상한 해상 비축용 선복 수요가 늘어나면서 유조선 시황도 급등했었다. 프런트라인의 라르스 바르스타드 최고경영자(CEO)는 “선대 대부분이 마이너스운임에 직면해 있다”며 “지속 가능한 상태가 아니다”고 위기감을 토로했다.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선박 투자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프런트라인은 올해 5월 신조 VLCC 5척을 5억6580만달러에 매입했다. 6월에는 1억8000만달러를 투자해 2019년 건조된 VLCC 2척을 선단에 편입했다. 유로나브는 VLCC 3척을 척당 9300만달러, 수에즈막스 3척을 척당 6640만달러에 각각 발주했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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