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대 선사 컨테이너선사업 통합회사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가 첫 성적표를 적자로 시작했다. ONE은 1회계분기(4~6월)에 1억달러를 넘는 적자를 냈다고 8일 밝혔다. 지난 4월 출범 이후 나타난 운영 혼란과 유가상승 등으로 기대치를 밑돈 실적을 신고한 것.
ONE의 본격적인 통합 시너지는 2018년 회계연도 2분기(7~9월)부터 나타날 전망이다. ONE은 컨테이너 서비스가 2분기부터 안정화되며 영업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3대 해운사 NYK MOL 케이라인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통합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손실과 유가상승 등이 세 선사의 실적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합병 시너지는 2분기부터 기대
ONE의 첫 성적표가 공개됐다. 일본 통합 회사는 올해 1분기 20억6600만달러(약 2조3300억원)의 매출액을 신고했다. 당기순이익은 -1억2000만달러(약 -1350억원)였다. 서비스 개시 초기에 발생한 업무혼란 등으로 선적 수익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이 해운사는 인력 부족과 행정 프로세스 준비 미흡 등으로 서비스 운영에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출범 첫 석 달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내놓은 ONE은 2분기부터 실적개선이 이뤄질 걸로 내다봤다. 연간 실적예상 매출액은 122억5400만달러(약 13조7700억원)를, 순이익은 1억1000만달러(약 1240억원)를 각각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4월에 발표한 중기경영계획 목표와 비교해 매출액은 약 9억달러 하락하지만, 순이익은 목표를 유지할 전망이다. 벙커(선박 연료유) 가격은 454달러로, 분기 초 예상을 80달러 이상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6월 말 현재 선대 규모는 230척 156만1899TEU로 집계됐다. 선적량은 북미에서 53만TEU, 유럽에서 31만2000TEU를 기록했다. 두 항로의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은 73%로 저조했지만, 7월 90%대로 개선됐다.
ONE은 통합 시너지 효과로 연간 10억5000만달러(약 1조1800억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출범 첫 해 60%의 시너지가 날 거란 목표를 내걸었지만, 예상을 웃도는 8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륙 수송 및 터미널 등에서 발생한 비용 감소가 실적개선에 기여할 거란 분석이다.
NYK·케이라인, 1Q 영업益 ‘적자전환’
컨테이너 부문 통합비용과 유가상승으로 일본 해운사들의 실적 악화도 뚜렷했다. NYK의 1분기 영업이익은 -81억엔(약 -82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매출액 역시 4649억엔(약 4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5217억엔 대비 10.9% 뒷걸음질 쳤다.
NYK의 컨테이너선 부문 매출액은 801억엔(약 8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3.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ONE 출범 이후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프로세스 준비 부족 등의 관리문제가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북미 유럽 및 아시아역내항로 등의 물동량은 예상치를 밑돌았다.
예상치 못한 문제로 NYK는 2018년 회계연도(2018년 4월1일~2019년 3월31일) 전망을 낮춰 잡았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9.2% 감소한 1조7650억엔을, 영업이익은 92.8% 급감한 20억엔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NYK는 해상운송과 관련해 컨테이너선 시장에서의 물동량 수요는 견조한 반면, 올 들어 대형선 인도가 원양항로에 집중되면서 운임회복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MOL은 올해 1분기 전년 11억엔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37억엔(약 360억원)을 기록하며 일본 선사들 중에서 유일하게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통합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20% 낮아진 게 비용 감소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다만 순이익은 전년 53억엔에서 -17억엔(약 -16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매출액 역시 전년 대비 24.5% 감소한 3044억엔(약 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MOL의 컨테이너선 부문 매출액은 829억엔(약 8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컨테이너사업을 ONE으로 이전한 결과 약 1000억엔의 매출 감소가 나타났다. 유가상승과 외화 환산 손실 등도 실적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MOL은 올해 영업실적이 과거에 내놓은 전망과 비교해 좋아질 걸로 내다봤다. 매출액은 1조1130억엔에서 1조1140억엔으로, 영업이익은 230억엔에서 250억엔으로 전망치를 각각 상향 조정했다.
케이라인은 외형과 내실이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해운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134억엔(약 1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39억엔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순이익 역시 -193억엔(약 -1900억원)으로 지난해 85억엔에서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2122억엔(2조1400억원)으로 전년 2874억엔 대비 26.1% 감소했다.
케이라인은 당초 통합 비용을 85억엔으로 예상했지만 115억엔으로 확대됐다. 더불어 이전에 전망했던 매출액을 7545억엔에서 7750억엔으로 상향 조정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0억엔 70엔으로 과거 전망에서 변화가 없었다.
석탄·곡물 증가로 건화물선시장 회복세 ‘뚜렷’
일본 3대 해운사들은 1분기 부정기선과 물류사업 부문에서 각기 상반된 실적을 내놨다. NYK는 항공운송 부문에서 전년 대비 7.2% 감소한 217억엔의 매출액을 신고했다. 반면 물류와 부정기선사업은 호조를 보였다. 물류 부문 매출액은 1304억엔을 기록, 전년 대비 9.6% 성장했다. 포워딩(해상·항공)과 미국 창고에서 수익개선을 이뤄낸 게 외형 확대로 이어졌다.
자동차운송시장에서는 북미·유럽·아시아 등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효율적인 선박 배치를 통해 수익향상을 일궜다. NYK는 자동차선 부문에서 유럽· 인도·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기존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터미널 건설을 진행 중인 터키에서 성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건화물선시장은 석탄 곡물 기타화물의 선적량 증가로 시황이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해운사에서 가장 높은 매출액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벌크선 부문은 9.3% 증가한 2065억엔을 기록했다.
올해 건화물선시장은 대형선 인도가 활발히 이뤄졌음에도 석탄 곡물 등 물동량 증가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NYK그룹은 장기계약 확보와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MOL은 벌크부문에서는 660억엔을 기록, 전년 693억엔에 견줘 4.7%의 감소세를 보였다. 케이프사이즈의 경우 서호주 및 브라질의 철광석 출하량이 회복됐으며, 중소형선박시장의 경우 현물시장의 영향은 미미했지만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탱크선과 LNG(액화천연가스)선, 오프쇼어를 포함한 에너지운송 분야에서는 666억엔의 매출을 달성했다. 자동차선시장의 경기 침체와 외화 환산 손실은 벌크선 및 컨테이너선 사업의 소폭의 상승세를 상쇄했다.
케이라인은 벌크선 부문에서 전년 대비 12.1% 증가한 646억엔의 매출액을 신고했다. 에너지 분야에서 역시 3% 성장한 202억엔을 기록한 반면, 물류 분야에서는 39.6% 급감한 1191억엔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해운사는 “신조선 인도 감소로 인한 수급균형이 벌크 운송사업에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에너지 사업은 1분기 액화천연가스 현물 시장의 호전으로 이익을 얻었지만 유조선과 해양 지원 선박 시장은 여전히 약세를 유지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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