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수주 부진 여파로 우리나라의 선박 수출액이 5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7월 선박 수출액은 16억2200만달러(약 1800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73.4% 급감했다.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다. 전년 동기에 고부가가치인 해양플랜트 수출이 제로였던 게 실적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재작년 선박 수주가 크게 부진한 게 올해 수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일감절벽이 한창이던 재작년 단 24척의 선박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선박 건조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현대중공업은 결국 이듬해 군산조선소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2016년 극심한 수주가뭄으로 원유운반선 6척과 LNG(액화천연가스)선 1척 등 7척을 수주하며 부진했다.
재작년까지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을 낸 대우조선해양은 같은 해 탱크선 특수선 등 총 11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관련 손실 반영으로 2016년 1조6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2016년 선박 수주 감소, 전년도 대규모 해양플랜트 수출 등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으로 수출이 부진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7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518억8000만달러(약 58조5700억원)를, 수입은 16.2% 증가한 448억8000만달러(약 50조6700억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70억1000만달러를 기록, 78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선박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액은 15.1% 증가한 21억원을 기록, 21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수출 증가 요인은 ▲세계 제조업 경기호조 ▲주요국 국내총생산 증가 ▲주력제품 단가 상승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입은 원유(유가 상승), 컴퓨터 기억장치(국내 생산 확대), 액화천연가스(발전용 수요 증가) 영향 등으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13대 주력품목 중 반도체·일반기계·석유화학·철강·디스플레이·차부품·무선통신 등 10개가 증가했다. 반도체·일반기계·석유화학·석유제품·철강·컴퓨터 등 6개 품목은 두 자릿수 증가하며 수출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반도체 수출실적은 역대 4위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100억달러 돌파했으며, 일반기계는 최초로 5개월 연속 40억달러 이상을 달성했다. 석유화학은 최초로 8개월 연속 40억달러 초과했으며, 석유제품은 9개월 연속 30억달러 이상 수출을 기록하며 호조세를 지속했다.
지역별로는 대(對)중국·미국·유럽연합(EU)·베트남·일본·중남미·중동·독립국가연합(CIS) 등 8개 지역의 수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한 지역 중 중국·일본·중남미·중동·CIS 등 5개 지역은 두 자릿수 증가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주요국 제조업 경기 호조세, 원유 관련 품목 단가 안정세 등은 향후 우리 수출에 우호적인 여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면서도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환율 변동성 확대, 긴축적인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 등에 따른 신흥국 경기 위축 우려 등으로 수출에 불확실성 요인이 내재돼 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백운규 장관은 "미중간 갈등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 되도록 ‘실물경제 대응반’을 통한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한편, 신남방 신북방 등 대체시장 수출마케팅, 피해 우려기업 대상 긴급 무역금융 지원, 보호무역주의 배격을 위한 다자간 공조 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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