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은 물동량이 쏟아지고 이를 수송하는 선박들이 몰리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해상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안츠가 펴낸 해운안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전 세계 중대형선박 사고는 총 94척으로, 2016년의 98건에 비해 4%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사고 발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남중국·인도차이나·인도네시아·필리핀 해역에서 발생한 선박사고는 30척으로, 전체의 32%를 차지했다. 사고 선박 3척 중 1척이 동남아시아 해상을 항해하다 재난을 당한 셈이다. 동남아 해역은 최근 선박 사고가 늘어나면서 ‘신 버뮤다 삼각지대’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동지중해와 흑해는 2척 줄어든 17척을 기록하며 사고율 2위에 올랐다. 우리나라와 일본 북중국 등 이른바 극동지역에서 발생한 선박 사고는 6건으로, 2016년에 비해 5건 줄었다. 페르시아만과 함께 공동 4위다.
선박 사고 인명 피해는 유럽 해역에서 가장 많았다. 동지중해 및 흑해 464명, 북해 430명이었다. 이 해역에서 여객선 사고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남아는 263명, 극동은 142명이었다.
사고 선박을 선종별로 보면 일반화물선이 53척으로 가장 많았고, 어선 8척, 벌크선 7척, 여객선 5척, 석유화학제품선 4척, 컨테이너선 3척, 탱크선 2척 순이었다.
3월 말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스텔라데이지>, 6월 지중해에서 항해 중 불이나 폐선된 여객선 <메드스타>, 8월 대서양에서 화재를 만나 해체된 2900TEU급 컨테이너선 <머스크펨브룩> 등이 대표적인 선박 사고 사례다. 올해 1월엔 지난해 1월 상하이 앞바다에서 16만t(재화중량톤)급 유조선 <상치>호가 침몰했다.
선박 사고는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151척, 2009년 130척, 2010년 127척에서 2011년 97척으로 감소했으며 2014년 89척으로 저점을 찍은 뒤 2016년 이후 100척을 밑도는 사고 사례가 보고됐다.
10년간 발생한 선박 사고는 총 1129척이었다. 이중 동남아 지역에서 보고된 사고사례는 252척으로, 전체의 22%를 차지했다. 동지중해 및 흑해 169척, 극동 126척, 북해 89척, 페르시아만 62척 등이었다.
선종별로 일반화물선 471척, 어선 174척, 벌크선 98척, 여객선 68척, 석유화학제품선 58척, 로로선 45척, 컨테이너선 40척, 탱크선 16척 등으로 사고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아시아와 미국에서 발생한 태풍 같은 악천후가 20척 이상에 달하는 선박들의 사고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축구장 네 개를 합친 것보다 더 긴 역대 최대 크기의 컨테이너선은 화재 예방과 구조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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