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는 1~2월에 수요 약세가 표면화됐다. 원화 강세의 영향으로 수출운임의 상승세가 한풀 꺾인 데다 일본의 신정연휴, 우리나라의 설연휴로 공장 가동이 크게 줄어든 까닭이다.
지난해 물동량은 5%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한일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192만4631TEU를 기록했다. 1년 전의 182만5986TEU에 견줘 5.4%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 속도라면 올해엔 200만TEU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화물은 4.5% 늘어난 108만4370TEU, 수입화물은 6.5% 늘어난 84만261TEU로 집계됐다.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수입화물 증가율이 수출화물 증가율을 뛰어넘었다. 직교역화물(로컬화물)은 74만1557TEU로, 2016년의 72만6095TEU에서 2.1% 성장했다. 로컬 수출은 1.2% 늘어난 38만5761TEU, 로컬 수입은 3.1% 늘어난 35만5796TEU를 기록했다.
수출입 격차는 2016년의 3만6100TEU에서 지난해 2만9900TEU로 좁혀졌다. 로컬화물은 지난해 열두 달 중 1월 3월 5월 10월 11월이 마이너스성장하는 부진을 보였다. 1월 한 달을 제외하고 수출화물 감소가 주된 이유였다. 한국을 거쳐 일본과 아시아국가를 오간 삼국간 환적화물은 11.2% 늘어난 86만4168TEU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띠었다.
수출은 9.4% 늘어난 53만5037TEU, 수입은 14.2% 늘어난 32만9131TEU였다. 지난해 한일항로 성장을 삼국간 환적화물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2월을 제외하고 모두 플러스성장을 신고했으며 11월과 12월엔 33.4%, 26.1%의 고성장을 거뒀다.
올해 첫 두 달 간 수요는 다소 부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2월 중순까지 한일항로를 취항하는 10개 선사 중 4곳만이 선적상한선(실링)에 도달했다. 선사들은 올해 1기(1~2월) 실링을 95%로 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2.5%로 정했다가 예상치 못한 호조로 94%로 상향 조정하는 경험을 했던 터라 올해는 아예 처음부터 상한선을 높여 잡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시장은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기대하던 설 연휴 전 ‘밀어내기 물량’도 나타나지 않았다. 일부 선사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항차 물동량까지 1월 실적으로 끌어왔음에도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원화가 강세를 띠면서 전자제품이나 제당과 같은 환율에 민감한 품목들의 수출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설 이후에도 수요가 생각만큼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운임은 지난달과 같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00달러대가 유지되고 있다. 지난달 30달러 인상안에 성공하면서 현재 수준으로 공표운임이 신고됐다. 공표운임에서 ±10%의 갭이 허용된다는 점에 미뤄 180~220달러선에서 시장운임이 형성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려했던 일본 통합선사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의 한일항로 공습은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ONE이 서비스네트워크를 공식 발표한 가운데, 한일 셔틀노선은 부산과 도마코마이를 연결하는 홋카이아리랑서비스 1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과 태국 필리핀 베트남을 연결하는 노선에서 중간에 부산을 들르긴 하지만 한일항로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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