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조선사 수주잔량 부문에서 현대중공업은 일감 증가로 웃은 반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건조물량이 감소하며 울상을 지었다. 2017년 12월 말 전 세계 20대 조선사 중에서 1년 전과 비교해 일감이 늘어난 곳은 절반에 달했다. 단 1곳만이 수주잔량 증가를 기록했던 2016년과 비교하면 꽤 많은 조선소들의 일감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重 세계 1위 탈환…삼성은 6위 추락
지난해 전 세계 20대 조선사에서 가장 많은 일감을 보유한 곳은 현대중공업으로 나타났다. 2016년 세계 3위로 미끄러진 현대중공업은 전년 대비 27.5% 증가한 759만1천CGT(수정환산톤수·218척)의 실적을 신고하며 1년 만에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전 세계 조선소에서 가장 높은 수주잔량 증가율이다. 현대는 지난해 탱크선과 LNG선 등을 수주하며 목표 수주금액인 75억달러를 조기달성하며 한 해를 마감했다.
현대중공업이 순위 상승으로 모처럼 웃은 반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에 1위를 내준 대우조선해양은 1년 사이 100만CGT 가량의 일감이 빠져나갔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566만4천CGT(80척)의 수주잔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60억달러의 수주목표를 제시한 대우조선은 29억8천만달러의 건조물량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올해는 50억달러를 수주목표로 정했다.
삼성중공업은 중국 이탈리아 조선에 밀리며 세계 6위로 떨어졌다. 수주잔량 역시 100만CGT 가까이 줄어든 306만2천CGT(63척)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국내 대형조선사들 중 FLNG(액화천연가스 설비) FPU(부유식 해양생산설비) 등 유일하게 해양플랜트 건조계약을 따냈다.
중국·일본을 대표하는 조선사들의 실적은 명암이 엇갈렸다. 이마바리조선은 전년 대비 200만CGT 가량의 수주잔량 감소를 맛봤다. 순위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이마바리조선은 일본 조선업계에서 3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지난해 6월에는 일본 조선업계 처음으로 2만TEU급 컨테이너선 건조를 성공리에 마쳤다.
중국 양쯔장홀딩스는 전년 대비 22.5% 증가한 321만1천CGT의 수주잔량을 기록했다. 순위는 9위에서 5위로 네 계단 상승했다. 이밖에 코스코조선과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의 수주잔량은 각각 282만4천CGT 251만6천CGT로 줄어들며 순위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수주잔량이 감소한 재팬마린유나이티드의 순위도 9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크루즈선 건조 조선사 일제히 순위 상승
지난해에도 크루즈선 건조 조선사들은 순항을 이어갔다. 이탈리아 핀칸티에리는 334만1천CGT의 건조물량을 확보하며 4위 조선사로 올라섰다. 메이어넵튠 역시 전년 대비 50만CGT 이상의 물량을 늘리며 7위로 도약했다. 이 조선사들은 주로 중국과 미국과 중심으로 발주된 크루즈선 물량을 대부분 흡수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 크루즈 건조에 특화된 이 조선사들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을 제치고 건조계약을 따냈다.
국내 중견조선사들 중에서는 STX조선해양이 유일하게 20위권에 진입했다. 수주잔량 역시 155만3천CGT에서 198만9천CGT로 늘어나며 순위가 두 계단 상승했다. 반면 2016년 13위 19위에 각각 자리했던 현대미포조선과 한진중공업은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신조선 수주에서 고전했다. 1~11월 수주액은 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9%나 급감한 바 있다. 한진중공업 역시 지난해 함정과 유조선만을 수주했을 뿐이다.
한편 전 세계 조선사(277곳)의 지난해 수주잔량은 7747만6천CGT(3158척)로 전년 8621만CGT(3669척) 대비 10.1% 감소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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