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산업은 패션과 유행이라는 시간과 싸우며 사람들의 욕구를 탐색하면서 시대의 타이밍에 맞게 선취하고 매력적인 상품을 제공해야 하는 산업이다. 의복을 팔면서도 실제는 정보나 소프트서비스, 라이프스타일의 제공이 요구되는 분야로 ‘생활 창조 제안 산업’이라고도 일컬어지고 있다.
국내 패션산업의 통계는 산정범위에 따라 다소 차이가 발생하고 있으나 2016년 기준 패션산업의 규모는 전년 대비 2.6% 신장한 38조9200억원으로 추정된다. 최근 아웃도어 시장의 침체와 전체적인 ‘저성장터널’로 진입한 패션시장은 2014년부터 3개년 간 1~3% 성장에 그치면서 ▲효율경영 ▲조직 슬림화 ▲브랜드 통폐합 등으로 군살빼기에 주력하고 있다.
2017년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외형 확대보다, 내실강화와 기존 브랜드 키우기에 무게를 뒀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도 공격적인 태세보다는 안정성을 기반으로 숨고르기를 하는 양상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작년11월 11일 진행한 ‘광군제’ 행사에서 225여곳의 국가 및 지역에서 1682억위안(약 28조3000억원)이 넘는 거래를 달성했다. 주문량은 당일 8억1200만건이 접수됐다. 막대한 매출과 물동량을 처리 할 수 있는 기반에는 자체 클라우드 시스템과 인공지능(AI)이 중요한 역할을 했고, 주문량을 처리하기 위해 물류 현장에 인공지능과 물류로봇이 활용됐다.
마찬가지로 이제는 국내에서도 모바일 플랫폼이 패션업계의 마케팅과 유통의 핵심 채널로 자리 잡았다. 신상품이나 각종 프로모션 등을 소비자에게 가장 빨리,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 모바일을 빼놓을 수 없게 됐고, 결과에 대한 대응도 모바일에서 추출한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한다. 모바일은 고객 데이터 수집이 용이하고 파급효과가 급속하게 확대되며, 비용이 저렴하다. 아울러 인터넷 쇼핑몰과 소셜커머스, 홈쇼핑 등 온라인 유통은 물론 백화점과 아울렛, 마트 등 오프라인까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직간접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쇼핑 시장규모는 약 55조원이며, 이 가운데 스마트 기기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커머스 시장은 전년 대비 122.3% 신장한 13조원을 넘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모바일 거래액 중 의류와 패션 관련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에 달한다.
모바일을 통한 전자상거래 시장의 폭풍성장이 주목받으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바일까지 구매 채널의 벽을 허문 ‘옴니채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판매자 중심이었던 ‘싱글채널-멀티채널-크로스채널’에 반해 옴니채널은 소비자 중심이다. 소비자에게 일관된 쇼핑경험을 제안하기 위한 ‘모바일 중심의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옴니채널은 로드숍, 백화점, 아울렛, 온라인, 모바일이 구분된 유통 개념보다는 전 유통망이 하나의 ‘스마트 스토어’로 움직이는 구조다. 어떤 채널에서도 동일한 서비스와 체험을 할 수 있다. 서비스의 중심에는 소비자와 함께하는 모바일이 있다.
또한 해외 온라인 사이트를 직접 거래하는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거래량도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14년 12월 기준 해외직구 거래액은 2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4만여건이던 한국의 해외 직구는 8만여건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올해 시장규모는 8조원 규모로 예상돼 해외직구, 역직구의 성장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래의 패션산업은 공급자와 판매자 중심의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 시대에서 소비자와 고객 중심의 4C(Customer value, Cost to the customer, Convenience, Communication) 시대로 완전히 전환되어야 한다.
패션산업의 구매패턴이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무너지고, 국가간 시장경계도 무너짐에 따라 글로벌 무한경쟁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에 따라 물류역량이 패션기업의 경쟁력으로 매우 중요해졌다.
그러나 국내 패션기업의 물류는 백화점과 로드숍을 위주로 하는 유통망에 물량을 공급하는 B2B(기업간 거래) 물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홈쇼핑과 쇼핑몰, 모바일 중심의 물량을 고객에게 배송하는 B2C(기업과 소비자거래) 물류에 대한 경험이 있는 인재와 물류설비는 미흡한 상태다.
글로벌기업 아마존과 중국의 알리바바는 물류업무에 인공지능과 로봇을 활용해 고객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물류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제는 국내 물류산업의 물류현장에도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는 물류자동화 설비와 물류로봇을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아가 고객의 주문에 맞춰 최고의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풀필먼트(Fulfillment) 센터를 실현해야 한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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