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운임 하락세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중동항로에선 ‘춘절 특수’를 앞두고 운임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1월 초 물동량 급감에 울상을 짓던 선사들에겐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지난 12일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상하이발 페르시안걸프·홍해항로 해상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450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TEU당 637달러를 기록하며, 꺾일 줄 모르던 해상 운임 상승세와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한국 발 해상운임은 지난달과 비교해 큰 변동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초 선사들은 운임 정상화를 위해 골머리를 앓았다. 일부 선사는 1월 운임인상(GRI)에 실패했다. 블랭크 세일링(임시 휴항)으로 주당 3만TEU급 컨테이너선을 감축했으나 급감하는 물동량을 견디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선사 관계자는 “밀어내는 물량도 없는 실정이다”며 “GRI에 성공한 선사의 해상 운임도 유지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라고 전했다.
춘절을 앞둔 1월 말에 접어들면서 중동항로 운임 정상화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선사들은 바닥 시황을 면할 ‘춘절 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2월 중국 춘절 직전까지 급증하는 중국발 밀어내기 물량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선사들은 물동량 증가 추세에 맞춰 운임 정상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선사들은 1월 말~2월 블랭크 세일링을 계획 중이다. 일부 선사는 지난 18일 GRI를 실시해 TEU당 100~200달러 인상에 성공했다. 그 결과 700~1250달러였던 해상 운임은 800~1450달러대로 상승했다. 일부 선사는 2월 1일 운임 인상을 실시한다.
한편 1월 중동항로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은 90%~100%대를 기록했다. 일부 선사는 임시 휴항 조치에 따라 1월 중반까지도 소석률 100%를 기록했다. 2월에는 운임 상승에 힘입어 소석률 역시 한껏 끌어올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제 유가 상승과 라마단 기간 해상 운임 상승을 노리는 선사들도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로 상승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유가 상승에 따라 중동 국가의 신규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는 새로운 발주가 없는 편이어서 지속적 유가 상승에 따른 수출 물량 증가를 기대한다는 설명이다.
춘절 이후 전통적 성수기인 라마단 기간까지 해상 운임이 또 한 번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춘절 특수로 3월 해상 운임이 회복세에 접어들면, 이후 라마단 기간 직전까지 운임 상승세를 견인하겠다는 입장이다.
< 이시은 기자 se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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