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21 20:58

해운조합 이기범 신임 이사장 승인…"조직 안정 급선무"

해수부 21일 승인 통지서 전달

 
해양수산부가 20여일 간의 장고 끝에 한국해운조합 이사장 선임을 최종 승인했다.

해수부는 21일 오후 이기범 당선자의 이사장 임명건을 승인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해운조합측에 통지했다. 해운조합이 지난달 31일 열린 대의원 총회에서 이 후보를 선출한 지 21일만이다.

이 후보는 22명의 대의원이 참석한 당시 총회에서 과반인 12표를 얻으며 이사장에 당선됐다. 유일한 법조인 후보였던 그는 해운조합이 <세월>호 사고 이후 직면한 보상이나 가압류 등의 법률적인 현안에 대해 해법을 제시하며 대의원들의 지지를 끌어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는 이번 선거에서 서강대 전준수 교수를 지원했으나 대의원들의 반란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해운석학인 전 교수는 연안해운 선박금융 활성화와 여객선 현대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대의원들을 공략했지만 5표를 얻는 데 그쳤다.

해수부는 지원 후보가 탈락하자 해운 비전문가인 이 당선자에 대한 승인을 오랜 시간 유보하며 막판까지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이 당선자는 1983년 사법고시 합격 이후 줄곧 법조계에서만 활동해왔으며 해운계 경력은 전무하다. 해운조합법은 임원 중 이사장의 선출과 해임에 한해 해수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해수부의 승인이 난 뒤 본지와 가진 통화에서 "해운조합은 <세월>호 사고 이후 이사장이 없어 조직이 흔들렸기에 조직을 추스르는 게 가장 급선무"라며 "아울러 당면한 여러 건의 송사에서 방어를 잘 해서 해운조합의 이익이 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해운조합이 (<세월>호 사고에) 책임을 안 질 순 없겠지만 국가사무를 맡아서 하다 보니 억울한 면도 있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해운조합은 <세월>호 보상 문제로 사옥이 가압류 당하는 등 위기에 처해 있다.

1954년생인 이 이사장은 경복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25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26년간 광주고등검찰청 서울고등검찰청 등에서 검사 생활을 했으며 2011년 공직에서 물러나 변호사 개업을 했다.

해운조합은 <세월>호 사고 이후 2년 이상 이사장 자리가 공석이었던 만큼 이달 안으로 이사장 취임식을 갖고 업무 정상화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사장 임기는 3년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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