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M&A(인수합병)를 통해 국내 물류시장에 문을 두드린 기업이 있다. 올해 4월에 출범한 에이펙스로지스틱스코리아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합작관계에 있는 중국계 포워더 에이펙스로지스틱스(ApexLogistics)의 한국법인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다.
이 회사 김두수 대표이사
(사진)는 중국 현지에서 갈고 닦은 물류 노하우와 에이펙스가 다져놓은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수출입 무역 활성화에 공헌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20여년 물류노하우로 중국 시장공략
지난 2001년에 설립된 중국계 포워더 에이펙스로지스틱스는 자국 내에서만 ‘톱5’ 안에 드는 기업이다. 중국 내에서만 13개의 지사를 두고 있으며, 미국과 캐나다, 유럽에 별도의 법인을 설립·운영 중이다.
이 기업의 지난해 해상·항공 수출입 물량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일궜다. 하늘길로는 전년 동월 6만3870t 대비 11% 증가한 7만5254t을, 바닷길 역시 전년 1만5146TEU에 견줘 12% 성장한 1만7030TEU를 전 세계로 실어 날랐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더욱 촘촘히 구축하고자 에이펙스는 동북아시아로 눈을 돌렸다. 그중 한국, 싱가포르, 일본, 베트남이 레이더망에 들어왔다. 에이펙스는 한국시장을 가장 먼저 선점하고자 합작 가능한 국내 물류기업을 물색하던 중, 마침 중국 진출을 준비하던 MBK파트너스의 지분투자를 이끌어냈다.
이어 중국 상하이에서 물류회사를 운영 중인 김두수 대표와 공동으로 에이펙스로지스틱스코리아를 올 4월 출범시켰다. 에이펙스는 동시에 싱가포르법인을 세우고, 오는 6월에는 베트남 시장공략을 위해 하노이·호찌민에도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에이펙스는 한국 지사장으로 과감히 김두수 대표이사를 낙점했다. 중국 현지에서 20여년간 쌓은 물류 노하우가 발탁배경으로 꼽혔다. 중국 물류의 심장인 상하이에서 항공사 근무와 물류기업을 운영했던 경험을 인정받아 대표직에 오를 수 있었다. 과거 물류기업 운영 당시 김 대표는 중국에 본사를 두고 한국에 지사를 두며 물류기업을 운영했다. 한국에 본사를 두고 중국에 지사를 운영하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보통 한국에 본사를 두고 다른 나라에 지사를 설립하는 경우와는 정반대죠. 중국 내에서 돌아가는 물류흐름과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정도 있기에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부합니다.”
“협업으로 전자상거래 시장 선도할 터”
이 회사의 또 다른 강점은 날로 성장하고 있는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한 원활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에이펙스로지스틱스코리아는 에이펙스의 전자상거래 자회사 ECMS를 사무실 바로 옆에 별도로 운영 중이다. 자회사 설립을 통해 중국 상하이, 톈진 등에 통관서비스 수행과 문전배송 등 원스톱 토털 물류서비스 진행이 가능하다.
특히 ECMS는 미국 최대 e커머스 업체 아마존의 물량을 핸들링하며 매년 약 20~30%의 고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한국법인 출범으로 인해 미국발 중국·한국향 전자상거래 물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김 대표는 설립 첫 해인 올해 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에이펙스가 갖추고 있는 물류 경쟁력과 중국 상하이에서 근무한 그의 물류 노하우를 결합해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목표달성을 위해 그는 에이펙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중계무역과 전자상거래 등을 통한 특수화물을 집중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물류업계는 진입장벽이 높아 신생업체들이 성과를 내는 게 쉽지 않습니다. 계절성을 띄는 신선화물 등의 특수화물, 전자상거래 물량 등을 우선 유치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본사에서의 신임이 두터운 만큼, 김 대표가 머릿속에서 구상 중인 계획 또한 다양하다. 에이펙스의 물류 네트워크와 MBK파트너스의 자본력이 뒷받침되기에 이 회사가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는 넓다. 김 대표는 e커머스 시장을 토대로 향후 창고물류업, 중계무역 등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이펙스는 중국내 활발한 시장조사를 통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고, 진취적이고 의사결정이 빠릅니다. 게다가 물량, 파트너의 자본투자, 네트워크 등을 보면 앞으로 크게 급성장할 수 있는 기초를 갖췄다고 봐야죠.”
김 대표는 한국에 첫 진출한 기업이니만큼 겸손한 자세로 사업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중국회사와의 합작을 통해 한국에 진출한 신생업체로서 혼자만 잘한다고 해서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적극적으로 영업을 전개하되, 기존 업체들과 경쟁이라고만 생각하지 않고 협업하며 회사가 조기에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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