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기선 시장이 지난해 12월부터 침체된 시황을 새해까지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6일 BDI지수는 758P로 집계됐다. BDI지수는 지난해 말부터 1000P대가 무너졌다. 지난해 11월4일 1484P까지 상승했으나 12월 중순부터 800P대로 하락했으며 1월 들어선 700P대까지 떨어졌다.
벌크선 시장은 전통적으로 4분기에는 호황을 누린다. 2013년 12월 BDI 평균은 2182P였다. 그러나 2014년 12월 평균은 953P로 전년 동기 대비 56% 하락해 침체된 시황을 여실히 드러냈다.
시황 하락 요인으로는 우선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이 감소한 것을 들수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6750만톤으로 지난달 대비 15% 하락했으며 2014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철광석 공급량은 점차 늘고 있다. BHP 빌리턴은 지난 7월로 끝난 2014년 회계연도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철광석 생산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철광석 가격 또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올해 철광석 평균 가격은 톤당 6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4년 초 철광석 가격이 톤당 110~120달러였던 것이 비해 절반가량 떨어지는 수치다.
케이프선(8만톤 이상 대형 벌크선) 시장의 경우 매년 11월과 12월, 브라질 철광석 물량 밀어내기로 호황을 맞곤 한다. 그러나 중국의 철광석 수입 감소와 더불어 브라질 일부 항만들의 시설상 문제로 인한 선적 중단으로 수출량 감소 현상이 발생해 부정기선 시황 침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철광석 수입에선 호주의 비중이 낮고, 브라질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지난해는 반대의 현상이 일어났다. 2014년 세계 철광석 수출량은 14억천만톤으로 전년 대비 1억3500만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 중 1억300만톤이 서호주-중국 간 물량이며 브라질 수출 물동량은 500만톤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계속 호주-중국간 철광석 수송량이 늘면 장거리 수송으로 기대할 수 있는 ‘톤 마일 효과’가 줄어 들어 부정기선 시장 전체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유가 하락도 벌크선 업계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선사들이 비용 절감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오히려 용선자들이 운임 하락을 요구하면서 선사들이 적당한 운임을 받지 못한다는 게 부정기 선사들의 설명이다.
부정기 선사 관계자는 “유가 하락으로 인한 용선자들의 운임 하락 요구가 지난해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에 따라 선사들이 유가 하락으로 얻는 이익은 많지 않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곡물 수송의 경우 미국 걸프 지역으로 수송되는 물량은 이미 성수기가 지나갔다. 남미 곡물 시장은 2월 말부터 성수기가 시작되므로 곡물 물량의 호황을 기대할 시기는 아직 멀었다.
올해도 선복량 증가는 계속된다. 에코쉽 발주 붐으로 대형선 교체 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케이프 선대는 5.8% 늘어난 3억2720만t(재화중량톤)을 기록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조선 또한 지난해 높은 신조발주로 큰 폭으로 증가한다. 지난해 케이프사이즈 신조 발주량은 573% 늘어난 4580만톤으로 올해 선복량 증가에 큰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파나막스·수프라막스의 선복량은 5.7% 늘어난 7억9350만톤으로 예상됐다. 울트라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2016년까지 536척이 인도될 전망이다.
유일하게 시황 호조로 작용하는 건 모디 신정부 출범 이후 공격적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인도의 전력 수요 증가다. 하반기 들어 인도 석탄 수요가 늘면서 그나마 시황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선사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향후 인도 신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얼마나 확대하냐에 따라 인도 수송량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중국-호주 FTA 체결에 따라 원료탄 관세 3%가 즉시 철폐되고 유연탄 관세 6%는 2년간 단계적으로 철폐되는 것도 부정기선 시황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계적 철폐이기 때문에 당장 시황 향상을 이끌지는 못할 것이라 선사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부정기선 시장의 침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기 성장 예상치가 높지 않으며 특히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7%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특히 시진핑 정부가 내수 진작 중심의 경기 정책을 향후에도 계속해 나간다면 중국 물동량이 줄어 부정기선 시황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
한 부정기 선사 관계자는 “3월 예정된 중국 양회에서 시진핑 정부가 어떤 경기 정책을 발표할지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정기선 시장은 2월까지 시황 침체가 계속되며 3월이 돼서야 회복 여부를 점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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