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유가하락으로 인해 내년에도 조선시장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유가하락이 에코십 투자부진과 해양플랜트 침체 지속 등으로 이어지며 가뜩이나 좋지 않은 수주여건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탱커와 벌크선을 중심으로 한 에코십 투자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 반면, 컨테이너선의 수주는 내년에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컨선·유조선만 수주 개선 기대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수주량은 내년에 증가하지만 나머지 선박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수출입은행 양종서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컨테이너선은 유가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에코십 투자수요가 살아있어 내년에도 수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더불어 VLCC(대형원유탱커)의 용선료가 상승하고 있어 유조선의 내년 수주 전망도 밝을 것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제품운반선과 가스선, 해양플랜트의 전망은 어두운 그늘이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양플랜트는 유가하락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내년에도 시장 침체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스선과 제품운반선의 수주전망도 썩 밝지 않다. 양 연구원은 LNG선의 경우 2011년 이후 지속된 발주의 영향으로 2015년도 수주는 30% 내외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품운반선 또한 2013년의 과다발주가 시황에 우려를 낳았고 에코십으로 조성된 투자붐의 분위기가 식으며 내년도 수주는 전년 대비 20~30% 감소할 것이라고 양 연구원은 설명했다. 벌크선은 중국내 자국수요에 대한 발주량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조선소의 수주물량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내년 전세계 선박 수주량은 올해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양 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수주량은 약 12% 감소한 9500만CGT(수정환산톤수)로 수주액 역시 14% 하락한 250억달러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또 그는 탱커와 벌크선의 수주부진으로 선가가 2% 내외의 소폭 하락이 예상돼 수주액 감소 폭이 다소 클 것으로 예상했다.
건조량은 2013년 다량 수주의 영향으로 약 1.7% 증가한 1230만CGT로 예상됐다. 수주부진으로 인해 수주잔량은 금년 말 대비 약 8.7% 감소할 전망이다. 건조량의 소폭 증가와 드릴선, LNG선 등 고가 물량의 인도로 수출은 약 3.6%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스선만 올해 양호한 시황 보여
올해 유일하게 양호한 시황을 보인 선종은 가스선인 것으로 파악됐다. LPG선은 북미 비전통에너지의 석유제품 생산 증가로 인한 실수요가 뒷받침된 발주증가가 나타났으며, LNG선의 경우엔 야말과 같은 대형프로젝트 연계 수요와 향후 셰일가스 수출프로젝트에 대한 기대수요로 여전히 발주량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양 연구원은 “올해 신조선 시장은 침체시황 속에서도 LPG 등 가스선이 시장을 지지하며 선가를 방어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11월까지 전 세계 수주량은 전년 대비 31% 감소한 3587만CGT로 집계됐다. 컨테이너선, 제품운반선 등의 선종이 모두 부진하면서 감소 폭이 커진 가운데, 해양플랜트 부문 역시 크게 위축된 양상을 보이며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선박 건조량은 8.7% 감소한 3245만CGT를 기록하며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전 세계 수주잔량은 연초 대비 2.9% 감소한 1억1364만CGT를 기록했다. 양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증가세를 나타낸 바 있으며, 금년도 수주의 감소로 증가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조선가는 가스선과 컨테이너선에서 9월 이후 소폭 상승세를 보였으나 전반적으로 정체된 분위기다. 11월 신조선가 지수는 전년말 대비 벌크선과 탱커의 가격 상승폭은 각각 7%와 7.2%로 비교적 컸고 컨테이선과 가스선은 각각 3.8% 4.9%를 기록했다.
국내 조선업은 해양플랜트와 상선시장의 침체로 인해 전년 대비 감소한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11월까지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6% 감소한 1020만CGT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수주액은 34.5% 떨어진 269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
LPG·LNG선의 수주량 급증은 올해 국내 조선업 수주 해갈에 큰 도움이 됐다. 컨테이너선과 제품운반선은 전년 대비 4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고 벌크선 수주실적 역시 양호하지 못했다. 하지만 LPG선의 수주는 급증했으며 LNG선 역시 양호한 흐름을 지속했다. 미국의 석유제품 수출 증가와 야말 프로젝트와 미국 셰일가스에 대한 기대감이 가스선 수주에 크게 도움됐다는 것이 양 연구원의 설명이다.
선박 수출은 소폭 증가했다. 1~11월 선박 누계 수출액은 역시 7.7% 증가한 357억9천만달러로 집계됐다. 건조량은 감소하고 있지만 LNG선과 드릴선 등 고부가 선박이 인도되며 수출액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해운시장, 선복과잉으로 여전히 불안
다가오는 2015년은 해상 물동량보다 선복량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벌크선과 탱커 시장은 선복량 증가가 빠르게 이뤄지며 시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컨테이너선 시장은 올해와 비슷한 시황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벌크선의 수주량과 건조량은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수주호조의 여파가 1분기까지 이어지면서 수주의 절대량은 비교적 많은 수준이다. 양 연구원은 “내년에는 2013년 대량 수주의 영향으로 선복량 증가율이 7.5%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물동량은 금년과 비슷한 4% 후반대로 예상돼 시황이 소폭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수주잔량으로 쌓여있는 선복의 공급은 2017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세계경기의 진전이 없는 한 시황악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탱커 시장은 2013년 선박의 대량발주로 인해 2015년 선복량 증가율은 약 7% 수준이 될 전망이다. 물동량 증가보다 선복량 증가가 더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내년도 시황은 소폭 악화될 전망이다. 양 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물동량 증가율은 유가하락의 영향으로 소비가 증가하면서 4% 중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컨테이너선 시장은 올해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다. 양 연구원은 “내년에는 2013년 다량 수주의 영향으로 선복량 증가율이 물동량 증가율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며 “수년간 물동량 흐름이 견조함을 고려할 때 선복량 과잉해소에서는 도움이 되지 못하는 수준으로 시황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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