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노련, '외국인선원지침 개정' 반대…해수부와 전면전 선언

선원들의 노노 갈등이 대정부 투쟁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해상노련)은 지난 8일 오후 1시부터 3시30분까지 조합원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종시 해양수산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갖고 외국인선원관리지침 개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는 해수부가 지난달 28일 행정예고한 외국인선원관리지침 개정에 항의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열렸다.

염경두 위원장의 대회사, 김택훈 수산정책본부장의 경과보고, 김두영 해운협의회 의장, 정태길 수산노조대표자협의회 의장의 투쟁사 낭독, 연맹 위원장 및 협의회 의장 삭발식, 서영기 부위원장의 결의문 발표의 순으로 진행됐다.

염경두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우리 연맹은 우리 선원들이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내몰리는 일이 없도록 진심을 다해 사용주와 정부를 상대로 신의를 원칙으로 협의해 왔으나, 해양수산부는 관련 당사자들의 사회적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지침의 개악을 알리는 행정예고를 단행했다”며 “어이없게도 우리 선원의 고용안정과 권익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 할 해양수산부가 외국인선원의 무분별한 고용을 간신히 막고 있는 마지막 빗장을 풀어주기에 앞장을 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한국 선원의 일자리를 초토화 시키는 지침의 개악에 끝까지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며 해양수산부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이어진 해운 및 수산 노조 대표자의 투쟁사 낭독으로 투쟁의 열기가 뜨거워질 때쯤 지침 개정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하며 염 위원장과 김두영 해운협의회 의장, 정태길 수산노조 대표자 협의회 의장이 삭발식을 감행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일부 조합원들은 눈물을 터뜨렸고, 많은 조합원들은 해양수산부 청사를 향해 거침없는 항의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마지막으로 엄숙한 분위기 속에 서영기 부위원장이 결의문을 낭독했으며 집회를 마친 지도부는 항의서한을 들고 해수부를 찾았다. 해상노련 집행부는 김종실 선원정책과장에게 외국인선원관리지침 개정은 왜곡되고 편파적인 선원정책이라고 성토했다.

해상노련은 정부가 지침 개정안을 폐기할 때까지 해양수산부 앞에서 노숙농성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경찰병력의 저지에 막혀 현장에서 철수했다.

해상노련 관계자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해양수산부를 방문해 정부의 입장을 확인하고 강력한 저지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외국인선원 도입규모 등 고용기준의 선원노동자측 합의주체를 해상노련에서 선원노동조합연합단체로 바꾸는 내용의 외국인선원관리지침 개정을 추진 중이다.

현행 외국인선원관리지침 3조는 외국인 선원 고용은 해상노련과 업종별 선주단체(선주협회·해운조합·수협중앙회)가 합의해 정하도록 명문화하고 있다.

해수부는 최근 출범한 복수 선원노조연합단체를 승인하기 위해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지난 9월5일 해상노련의 일부 단위 노조가 이탈해 전국상선선원노동조합연맹(상선노련)과 전국수산산업노동조합연맹(수산노련)을 설립했으며 이를 계기로 선원노조 간 노노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