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이 해운기업의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선사들은 만성적인 저운임 시황에도 불구하고 연료비 절감으로 채산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달러 강세도 일부 선사에 긍정적이다.
2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선박연료유(벙커C유) 가격 하락으로 해운업 경기실사지수(BSI)는 1년 만에 월간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11월 해운업 BSI는 한 달 전에 비해 19포인트 오른 76을 기록, 선사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BSI는 기준치인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긍정응답이, 그 이하면 부정응답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 전달에 예상된 11월 전망치 70을 넘어선 건 고무적이다.
업종별로 벌크선 BSI는 최근 케이프와 수프라막스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시황을 견인해 전월 대비 21포인트 오른 72를 기록했다. 벌크선 부문 응답기업은 전체 122곳 중 71곳으로 해운 BSI 조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컨테이너선 BSI는 아시아 역내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전월 대비 7포인트 오른 93을 찍었다. 유조선 BSI는 중동-일본간 초대형유조선(VLCC) 운임 상승으로 전 상승하며 73(+23)을 기록했다.
12월 전망치는 81을 기록했다. 컨테이너선 벌크선 유조선 전망은 각각 93 80 81로 조사됐다.
채산성과 자금사정 항목은 한 달 전에 비해 상승했다. 연료가격 하락이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면서 선사들의 통장계좌에 여유가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달러 수입과 원화비용 지급 구조인 연근해 선사의 경우 달러 강세로 인한 외화 환산차익도 쏠쏠한 편이다.
해운업 채산성 BSI는 전월대비 25포인트 오른 99를 기록했다. 특히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부문은 전달보다 채산성이 개선됐다고 응답한 기업이 악화됐다고 한 곳보다 많았다. 컨테이너선은 28포인트 오른 107, 유조선은 47포인트 오른 108을 찍었다. 벌크선 부문도 93(전월비+26)으로 상승했다. 컨테이너선은 12월 채산성 전망에서도 107을 기록, 기대감을 이어갔다.
자금사정 BSI는 전 달에 비해 14포인트 오른 89로 집계됐다. 컨테이너선의 자금사정 BSI는 전월과 같은 100을 기록했으며 벌크선과 유조선은 각각 80(전월비+13), 96(전월비+25)으로 상승세를 띠었다. 컨테이너선과 유조선의 12월 자금사정은 107 104로 전망돼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매출 BSI는 85로 전월 대비 24포인트 올랐다. 건화물선과 유조선 부문은 각각 83(전월비+30), 69(전월비+19)로, 1년 전에 비해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기업의 수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기업의 수보다 많았다. 반면 컨테이너 부문은 107로 매출 증가를 신고한 기업의 수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선사들은 물동량 부족과 불확실한 경제상황과 운임하락, 경쟁 심화 등을 경영애로사항으로 꼽았다.
KMI 박성화 연구원은 “해운기업은 최근 물동량 부족과 불확실한 경제상황으로 경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다만 컨테이너 선사들의 채산성, 자금사정, 매출 개선에 대한 기대치는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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