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진천국제객화항운(진천페리)의 <톈런>(天仁)호가 인천항 국제여객선터미널에 입항했다. 지난해 3월 말 운항을 멈춘 지 약 1년 5개월만이었다.
진천페리는 비용 지출을 두고 한중 파트너들이 갈등을 빚으면서 운항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치달았었다.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던 운항 중단 사태는 씨레인보우인터내셔널의 출현으로 극적으로 봉합됐다. 씨레인보우인터내셔널은 대아그룹이 가지고 있던 진천페리의 지분 40%를 인수하며 한국측 파트너의 바통을 넘겨받았다. 이로써 진천페리의 지분율은 한국과 중국 40대 60으로 재편됐다.
10주년 맞은 중견 물류기업
진천페리의 투자자가 된 씨레인보우인터내셔널에 물류업계의 관심이 크게 쏠리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한중합작의 중견 물류기업이다.
해운기업인 순영마리타임의 강동철 사장은 중국 벌크선사인 뉴레전드인터내셔널의 리우빈 회장과 지난 2004년 8월 씨레인보우를 합작 설립했다. 중국 톈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뉴레전드인터내셔널은 벌크선 8척을 운영 중이다.
강 사장은 뉴레전드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인천-톈진(天津)간 벌크선 서비스를 해오다 체계적 과학적으로 해운물류서비스를 하고자 마음먹었다고 씨레인보우인터내셔널 창립 배경을 설명했다. “순영마리타임과 뉴레전드가 사업을 하던 당시 한국과 중국엔 벌크선사와 중개업체가 난립해 있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리드해보자는 취지에서 씨레인보우란 회사를 설립하자고 합의하게 됐습니다.”
씨레인보우는 창립 이후 벌크선을 중심으로 창고보관, 하역, 선박대리점 등의 종합물류사업을 벌여왔다. 강 사장은 이를 일컬어 융복합을 뜻하는 ‘하이브리드’라고 회사 성격을 정의했다. 씨레인보우가 매년 인천항으로 수송하는 벌크화물은 110만~120만t에 이른다.
이런 와중에 강 사장은 진천페리가 새로운 한국 투자자를 찾는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그는 진천페리 투자가 씨레인보우의 컨테이너선사업 진출에 호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진천페리는 인천-톈진간 컨테이너서비스를 하고 있고 우리는 같은 항로에서 벌크운송을 하고 있어요. 그동안 톈진을 기점으로 사업을 하다보니 인천-톈진간 컨테이너선 사업도 병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강 사장은 회사 이름의 유래를 설명하는 것으로 사업목표를 에둘러 말했다. 씨레인보우의 ‘C’는 중국(China)과 한국(Corea)의 첫 글자를 의미한다. 한중 양국의 경제협력과 교류에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이 회사 이름에 녹아 들어가 있다. 씨레인보우에서 진행 중인 장학사업도 양국 협력사업의 일환이다.
이 회사는 강 사장의 모교인 한국해양대학교와 류 회장의 모교인 중국 톈진대학교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인천 소재 인하대학교의 중국 유학생을 초청해 회사 전 직원과 함께 벌이는 봉사활동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사회 환원 활동은 한국과 중국 사이에 무지개 다리를 건설한다는 회사 이름과 맥이 닿아 있다
종합물류기업 도약 현실화 한다
강 사장은 진천페리 투자 이후 종합물류사업 의지를 다지고 있다. 씨레인보우는 과거 대아로지스틱이 해오던 진천페리 콘솔업무를 인수했다. 벌크선 중심의 사업포트폴리오에 컨테이너사업의 색깔을 덧입힌다는 계획이다. 항공화물과 한중일 3각물류 화물들이 공략 대상이다. 강 사장은 진천페리 투자를 통해 씨레인보우의 외형이 많은 부분에 걸쳐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희가 벌크중심이었는데, 컨테이너 포워딩 사업을 추가함으로써 벌크와 컨테이너의 시너지가 왕성하게 일어나지 않을까 기대해요. 또 인천공항이 세계적인 환적허브예요. 유럽이나 미국 다른 해외에 있는 여러 업체들이 중국과 교류할 때 적지 않은 물량들이 인천공항에서 중국으로 환적(수송)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환적되는 화물들이 인천항에서 페리를 통해 허베이(河北)성으로 수송된다면 시간이나 비용적으로 경쟁력이 있어요. 이들 화물을 공격적으로 유치할 계획이에요. 또 북중국과 일본을 오가는 화물들이 많은데, 이를 페리를 통해서 국내 운송을 거치는 물류의 새로운 루트를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강 사장은 카페리선 사업과 컨테이너선 사업에 대한 경험이 없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물류를 오래 해온 데다 대아로지스틱 인력을 영입하기 때문에 큰 걱정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카페리선 경험이 없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물류만 놓고 볼 때 그 흐름은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또 포워딩사업은 기존 진천페리의 포워딩을 하던 대아로지스틱 인력이 우리 쪽으로 합류를 하게 됩니다. 사업의 추진엔 염려할 게 없습니다.”
강 사장은 마지막으로 현재 선복과잉 상태인 한중 카페리 시장에서 한중 양국의 주주가 수익성 있는 사업을 만들어내기 위해 각자의 역할에 열정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톈진 카페리 항로는 인구가 약 1억명의 허베이성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컨테이너항로가 산둥성에 있고 허베이성엔 없어요. 허베이성에 있는 1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진천페리를 통해 문화적인 교육적인 교류를 할 것이고 항로도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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