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는 물동량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운임은 여전히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거기다 중국정부가 8월부터 부과하고 있는 증치세(부가가치세)를 화주측에 청구하는 부분도 고민이다.
한중항로 수출 물동량은 상반기까지 20%를 넘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주력화물인 석유화학제품(레진)이나 자동차 부품 등의 강세라기보다 중국 내 프로젝트성 설비류 화물의 큰 폭 성장이 배경이다.
상반기 수출화물은 62만90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50만7000TEU에 견줘 24.1%의 성장률을 보였다. 주력항로인 상하이에서 48%의 급증세를 보였으며 칭다오와 닝보 등에서도 30%를 넘는 고성장을 나타냈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물동량 상승이 단발성 시설화물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며 “레진과 자동차부품 가전 잡화 등은 부진한 모습이어서 전반적인 시황 상승을 견인하기엔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수입화물은 소폭 감소했다. 이 기간 수입항로 물동량은 69만3000TEU로, 1년 전의 70만4000TEU에 비해 1.6% 감소했다. 중국 현지 공장들의 동남아 이전으로 공산품 위주의 수입화물들이 계속 하락세를 띠고 있다. 상하이와 닝보 웨이하이 옌타이 등은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반면 톈진(신강)과 다롄 칭다오 등지에선 감소곡선을 그렸다. 중국 내 인건비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제조공장의 엑소더스(집단이탈)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수입항로 물동량은 상승탄력을 보이긴 어려워 보인다.
하반기 들어선 휴가철의 영향으로 수출물동량도 상반기의 강세를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주력화물 중 하나인 레진 선적이 힘 빠진 모양새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하반기 물동량은 전반기에 비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레진 화물은 상반기보다 좋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으로의 석유화학제품 수출은 중국의 경기부진이 이어지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증치세를 8월부터 부과하면서 선사들은 화주측에 이를 전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중국은 이달 1일부터 중국 기점의 수출입화물에 부과되는 해상운임과 부대운임에 대해 세율 6%의 증치세를 도입했다. 한중항로 취항 선사들은 이에 대응해 중국에서 지불되는 해상운임 등에 더해 증치세 6%를 추가로 부과하고 있다. 이항로 취항선사 단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는 증치세의 추가징수 가이드라인을 선사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중국 현지화주들에게 증치세 부과분을 징수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도입한 세금이기 때문에 화주들도 큰 반발 없이 잘 지불하고 있지만 물류비 부담 상승을 걱정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항로 운임은 큰 변화없이 바닥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상하이항운거래소에 따르면 부대할증료를 포함한 수입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190달러대다. 수출항로 운임은 50달러 안팎이다. 선사 관계자는 “상반기에 부대할증료 도입을 위해 노력했지만 썩 좋은 성과를 내진 못했다”며 “운임이 추가적으로 하락하는 건 막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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