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중남미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운임인상(GRI)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GRI는 번번히 무산되거나 연기됐다.
7월15일 예정됐던 남미 동안 항로의 운임인상(GRI)는 시행되지 않았다. 남미동안의 경우 일부 선사들은 8월15일 20피트 컨테이너(TEU)당 750달러의 GRI를 시행할 예정이다. 남미서안은 7월15일 TEU 당 750달러로 예정됐던 GRI를 21일까지 유예했다. 일부 선사들은 8월1일 TEU 당 500달러, 8월15일 TEU 당 500~750달러의 GRI를 계획하고 있다. 카리브해지역은 8월15일 TEU 당 980달러의 GRI가 예정돼 있다.
남미동안의 소석률(선복대비 화물 적재율)은 60~70%를 유지하고 있다. 서안의 경우 월초에서 중반까지는 60~70%, 월말로 갈수록 80~90%의 소석률을 보이고 있다. 중남미 선사를 취항하는 외국적 선사 관계자는 “중남미지역은 월말로 갈수록 레진(석유화학제품)이나 스틸 물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어느 선사던 간에 월말의 소석률은 월초보다는 많이 차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소석률 또한 전년과 비교했을 때는 하락한 것이다. 작년에는 월말이 되면 어느 선사나 화물을 100%를 다 채웠기 때문이다.
현재 남미동안 항로는 부진한 물량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량부진의 원인은 남미동안 항로 물동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브라질의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브라질은 수출감소와 내수경기둔화, 과도한 인플레이션으로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브라질의 무역수지는 52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다가 올해 중남미항로에 투입된 대형 선박들의 영향으로 선복량만 증가했다. 7월부터 한진 머스크라인 하파그로이드 함부르크수드 CMA CGM CSAV 등이 공동 운항을 나선 SEAS1/SEAS2/SEAS3 서비스에도 대형 선박이 많이 투입됐다. 개편된 노선에는 8000TEU에서 9500TEU급 선박 34척이 투입되고 있다. 이러한 대형 선박의 투입으로 중남미 항로의 현재 물동량은 전년대비 20%가량 감소한 것으로 선사들은 파악하고 있다.
중남미항로를 취항하는 외국적선사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중남미항로는 여름 시장이 호황이다. 그러나 여름을 부진하게 보냄으로써 앞으로 다가올 하반기는 더 암울한 시기가 올 것 같다”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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