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근해항로와 마찬가지로 운임회복에 ‘올인’하고 있는 한일항로는 떨어진 원·엔화 환율을 근거로 한 부대운임 도입이 성공하며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취항선사들은 이달 들어 2건의 운임회복안을 도입했다. 하나는 기본운임인상(GRI), 다른 하나는 통화할증료(CAF) 도입이다. 이 항로 선사 단체인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는 이달 15일부로 20피트 컨테이너(TEU)당 50달러를 인상하는 내용의 GRI와 30달러를 적용하는 CAF를 각각 실시했다. 선사들은 “한일항로 운임이 계속 하락세를 이어 온 데다 최근 엔화 약세로 환율까지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운임회복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한일항로 해상운임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하방압력을 받아왔다. 실링제(선적상한제) 도입 직후인 2008년 초 350달러에 이르렀던 수출항로 운임은 최근 200달러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수입항로 운임은 100달러대마저 흔들리며 선사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선사들이 6년 만에 GRI의 칼을 빼든 배경이다. 게다가 최근 엔화 약세로 선사들은 일본 현지 터미널할증료(THC) 수익 감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엔화 환율은 지난해 6월 1500원대까지 상승했으나 최근 들어선 1100원대가 무너졌다. 일본 정부가 자국 경제 회복을 위해 전략적으로 엔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어서 1000원대마저 붕괴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그간 한일항로는 근해선사들의 채산성을 지켜주는 기저항로 역할을 했지만 최근엔 오히려 적자항로로 인식될 만큼 상황이 나빠졌다”며 “선사들이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을 정도의 운임 수준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경과를 볼 때 선사들은 CAF 도입엔 대부분 성공한 반면 GRI의 경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용 상승을 우려하는 화주들 입장에선 환율하락에 따른 부대할증료 도입과 떨어진 해상운임을 회복하는 건 별도 사안이라는 선사들의 주장이 선뜻 내킬리 없는 까닭이다.
게다가 골든위크(4월27~5월6일)로 물동량마저 약세를 나타내면서 GRI 도입에 힘이 실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선사 관계자는 “CAF의 경우 환율 하락이 급격하게 이뤄진 걸 다들 아는 터라 화주들이 수용하는 분위기”라면서도 “GRI에 대해선 추가 인상이란 이유를 들어 반발하고 있다”고 시장분위기를 전했다.
물동량의 경우 5월 초 일본 골든위크 이후 수출화물은 엔화약세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수입화물은 3~4월에 비해 약세를 띠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선사 관계자는 “엔화 약세로 일본 기업들의 원부자재 수입단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엔화가 하락한다고 해서 일본발 수출화물이 늘어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선사 관계자는 “3월과 4월 수입물량이 강세를 띠었던 건 일본 회계연도 마감에 따른 밀어내기 효과였다”며 “5월은 평소 수준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전달 대비 약세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선사들은 5~6월 선적상한선(실링)으로 정한 97%는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선사들은 서비스 강화에 대한 움직임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흥아해운은 지난 2011년 3월 발생한 일본 동북부 지역 대지진으로 중단됐던 오나하마 서비스를 다음달 14일부터 재개한다고 말했다. 흥아해운은 지난해 센다이와 오후나토는 서비스를 재개한 바 있다. 이밖에 고려해운은 신조 컨테이너선인 1000TEU급 <서니로터스>호를 도마코마이-이시카리 항로에 배선하며 서비스 품질 개선에 나섰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많이 본 기사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