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관행이 이슈로 떠올랐다. 최근 몇 년간 불거졌던 해운물류시장의 일감몰아주기 논란은 중소기업과 동반성장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고 있지만 사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간 2자물류기업들은 모회사의 물량을 기반으로 급속한 발전을 해온 반면 전문물류기업들은 사세가 위축되고 있다. 2000년 이후 대량화주들의 활발한 2자물류 진출로 기존 전문 해운물류기업들이 설자리를 잃었다.
현재 대형 화주기업들 치고 물류자회사를 안 둔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 재계 1~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이 각각 삼성전자로지텍과 현대글로비스를 두고 있다.
LG전자는 하이비지니스로지스틱스, 롯데는 롯데로지스틱스, GS는 STS로지스틱스, 동국제강은 인터지스, 효성은 효성트랜스월드, 세아그룹은 세아로지스를 각각 물류자회사로 두고 있다.
LG그룹은 방계 물류회사로 범한판토스를 두고 있기도 하다. 그야말로 물동량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는 기업들은 대부분 물류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2자물류업체들은 모기업 등의 일감 몰아주기로 급성장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2자 물류기업 중 현대글로비스와 삼성전자로지텍 하이로지스틱스 롯데로지스틱스 STS로지스틱스 효성트랜스월드 세아로지스 등의 그룹 내부거래 비중은 80%를 훌쩍 넘는다.
현대글로비스가 86.8%, 삼성전자로지텍이 92.9%를 기록했다. STS로지스틱스는 매출액 전액을 그룹사와의 거래를 통해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그룹규모가 클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높다.
특히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매출액(연결제무제표기준)은 최근 10년간 25배 이상 성장했다. 2002년 3742억원에서 지난해 9조5460억원으로 무려 2551%의 성장률을 보였다.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폐단이 공론화된 이후에도 물류분야에서는 일감몰아주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정거래위 조사에 따르면 올해 4~7월 4개월 동안 10대그룹이 물류 분야에서 경쟁입찰한 금액 비율은 18%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에 비해 오히려 2%포인트 감소했다. 4대그룹은 21%에서 19%로 감소했으며 5~10대그룹은 15%로 변화가 없었다.
또 10대그룹의 물류분야 중소독립기업 직접발주 금액은 2410억원으로, 1년 전의 2667억원에 비해 10%로 감소했다. 이 중 4대그룹은 16% 감소한 반면 5~10대그룹은 10% 증가했다. 공정위는 이를 두고 물류분야의 총 계약금액이 2.3%포인트 감소한 데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4대그룹은 감소하고 나머지 그룹은 늘어났다는 점에서 대기업들의 일감몰아주기 행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게 합당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일감몰아주기를 규제하기 위한 제도 도입에 고심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회사의 거래상대방 선정에 관한 모범기준’을 마련했다.
모범기준은 ▲계열회사 등에 대한 부당지원행위 금지 ▲비계열 독립기업에 대한 사업기회 개방 ▲거래상대방 선정과정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 등 거래상대방 선정의 3대 기본원칙을 제시했다.
이 제도는 지난 7월1일부터 시행됐다. 이와 함께 일감몰아주기 과세제도가 내년부터 시행된다. 이를 두고 물류업계에선 과세를 통한 규제보다 거래 물량을 제한하는 실질적인 규제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한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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