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컨테이너항만인 중국 상하이항이 지난해 부산항을 2배가량 웃도는 물동량을 기록했다. 10일 상하이국제항무그룹(SIPG)에 따르면 상하이항은 지난 한해 동안 3173만9천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0년의 2906만9천TEU에 견줘 9.2% 증가한 실적이다. 그 중 양산항은 1300만TEU를 처리해 상하이항내 점유율을 40%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상하이항은 지난해 해운 불황의 여파에 아랑곳하지 않고 월 평균 264만TEU를 처리하며 승승장구했다. 월간 물동량이 260만TEU 아래로 떨어진 건 193만3천TEU를 처리한 2월 한 차례뿐이다. 특히 7월엔 289만6천TEU로 개항 이래 월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환적물동량의 성장도 눈에 띈다. 상하이항의 환적물동량 비율은 지난해 38%에서 올해 41%로 확대됐으며 양산항은 전체 물동량의 48%를 환적물동량으로 채웠다.
상하이항은 컨테이너부두 개항 이래 33년만에 처음으로 컨테이너 물동량 3000만TEU 시대를 열었다. 1978년 컨테이너부두가 처음 문을 열 때만 해도 물동량 실적은 7951TEU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0년에 500만TEU 2003년 1000만TEU 2006년 2000만TEU 등 2000년대 들어 3년마다 두배씩 성장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과시한 데 이어 5년 뒤엔 3000만TEU 고지도 넘어섰다.
상하이항의 지난해 전체화물 처리량은 7억t을 기록, 1년 전 6억5천만t에서 7% 이상 성장했다. 상하이항은 컨테이너 물동량과 전체 물동량에서 모두 세계 1위 항만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경쟁항만인 싱가포르항은 이날 현재까지 12월 실적이 집계되지 않은 가운데 11월까지 4.8% 늘어난 2729만1600TEU를 처리했다. 지난해 전체 실적은 3000만TEU에 조금 못미치는 수준일 것으로 관측된다.
홍콩항은 당초 예상과 달리 제자리걸음을 보인 중국 선전항을 여유 있게 제치고 세계 3위항 자리를 수성했다. 홍콩항은 지난해 11월까지 3% 증가한 2228만3000TEU를 기록했으며 연간 실적은 2430만TEU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선전항은 2257만700TEU를 처리해 1년 전 2251만TEU에서 0.3% 성장하는데 머물렀다. 선전항구협회에 따르면 부두별로 서커우항이 2.4% 늘어난 569만9600TEU, 옌톈항이 5.8% 늘어난 1026만4400TEU를 각각 처리한 반면 츠완항은 5.4% 감소한 579만2500TEU를 처리해 선전항의 성장률 둔화를 이끌었다. 이밖에 다찬(大鏟)만부두 71만100TEU, 지창(机場)항 10만3900TEU를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항은 지난해 13% 늘어난 1614만3천TEU를 처리했다. 부산항은 세계 10대 항만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중국 닝보·저우산항의 추격을 따돌리고 세계 5위 자리를 지켰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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