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 물동량이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회복했지만 운임 인상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1만2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28만2100TEU에서 10% 성장했다. 수출화물은 9% 늘어난 10만5600TEU, 수입화물은 11% 늘어난 18만7200TEU,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1% 늘어난 1만7300TEU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 1월 16% 증가한 실적으로 2024년을 시작한 한중항로 물동량은 2월에 잠깐 8% 감소했다가 다시 반등해 8월까지 줄곧 오르막길 행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9월에 6% 감소하면서 연속 성장 행진을 6개월에서 마무리했다. 부진도 잠시 10월에 다시 높은 증가율로 반등을 이뤄내며 견실한 시황 흐름을 유지했다. 올해 들어 1월과 4월 5월 6월 8월 10월 6개월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거뒀다.
30만TEU대를 4개월만에 재돌파한 것도 고무적이다. 지난 4~6월 3달간 2022년 1월 이후 2년여 만에 월간 실적 30만TEU를 넘어섰다가 7월과 8월 29만TEU대로 떨어졌고 9월엔 중국 국경절 특수가 실종되면서 27만TEU대까지 위축됐었다.
모처럼 합성수지(레진) 수출 실적도 강세를 띠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레진 물동량은 40만t을 기록, 지난해 같은 달 36만t에서 10% 증가했다. 레진 수출이 성장 곡선을 그린 건 지난 6월 이후 4개월 만이고, 두 자릿수 성장률을 찍은 건 5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전체 석유화학제품 수출 실적도 10%의 성장률을 띠며 60만t에 이르렀다.
10월까지 누계 컨테이너 물동량은 7.8% 증가한 291만500TEU를 기록했다. 이변이 없는 한 올해 물동량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수출화물은 6% 늘어난 96만400TEU, 수입화물은 8% 늘어난 178만2300TEU로 각각 집계됐다.
운임은 보합세를 이어갔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11월 3주 평균 부산발 중국행 수출항로 운임(KCCI)은 전달에 이어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8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4월까지 30달러대에 머물던 한중항로 월 평균 KCCI는 서서히 상승해 지난 7월 1년 만에 50달러 선을 돌파하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4분기 접어들면서 글로벌 해운 시황 하락세의 영향을 받으면서 40달러대로 내렸다.
주간 KCCI는 11월18일 현재 49달러를 기록했다. 7월부터 10월 초까지 50달러를 웃돌다 하락세로 전환해 10월28일 47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다시 반등해 11월11일부터 2주 연속 49달러를 시현했다. 20피트 컨테이너(TEU) 환산 운임은 25달러 수준이다.
수입 운임은 약보합세를 띠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1월 평균 상하이발 부산행 운임(SCFI)은 TEU당 144달러를 기록, 10월의 145달러에서 소폭 하락했다. 한중 간 SCFI는 5월부터 8월까지 160달러 선을 이어가는 견실한 흐름을 보이다 9월에 143달러로 하락했고 이후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간 SCFI는 11월15일 현재 138달러로 집계됐다. 전주에 비해 9달러 하락한 수치다. 지난 6월28일 단기 고점인 172달러까지 상승했던 주간 SCFI는 8월까지 160달러 선을 유지하다 9월6일 139달러로 하락했다. 이후 140달러대에서 등락을 보이다 11월 첫 2주 동안 147달러를 기록한 뒤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130달러 선으로 후퇴했다. 선사들은 기본운임과 별도로 15만원의 터미널할증료(THC)와 저유황할증료(LSS) 110달러를 적용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한중항로에선 물동량이 늘어나더라도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 적재율)이 낮은 편이어서 운임을 회복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12월에 수입항로 운임을 인상하려고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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