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6 14:10

동남아항로/ 중국발 운임 2년來 최고치…한국시장도 운임인상 예고

베트남 물동량 강세 지속


중국발 운임이 최근 2년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동남아항로 시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물동량은 전체적으로 약세지만 국적선사들이 주력으로 서비스하는 베트남 항로에선 견실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잠정 34만27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 34만1400TEU에서 0.4% 늘어났다. 수출화물은 15만4700TEU로, 전년 대비 7% 감소한 반면 수입화물은 18만8000TEU로, 7% 성장했다. 전달에 비해선 전체 물동량과 수출화물은 각각 1% 3% 늘어났고 수입화물은 소폭(0.3%) 감소했다.

1~8월간 2월 한 달을 제외하고 35만TEU를 웃돌던 동남아항로 월간 물동량은 9월부터 33만TEU대로 꺾인 뒤 10월에도 둔화세를 유지했다. 특히 9월 물동량은 영업일수가 적은 2월 수준으로 뒷걸음질 치면서 선사의 우려를 샀다. 전년대비 증가율도 4월부터 8월까지 두 자릿수 안팎을 이어가다 9월부터 두 달 연속 0.4%에 머물렀다.

국가별로 보면 8개국 중 5개국이 침체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동량 1위 국가인 베트남은 6% 성장한 12만1200TEU, 6위 필리핀은 34% 급증한 2만8100TEU, 7위 홍콩은 3% 늘어난 1만8700TEU를 각각 달성했다. 베트남은 지난해 8월 이후 15개월 연속 오르막길 행보를 이어갔고 필리핀은 9월의 14%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신고했다. 홍콩은 2021년 10월부터 3년간 이어진 역신장 곡선을 끊고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2위 인도네시아는 1% 감소한 4만7600TEU, 3위 태국은 5% 감소한 4만6600TEU, 4위 말레이시아는 12% 감소한 3만5700TEU, 5위 대만은 8% 감소한 2만8700TEU, 8위 싱가포르는 15% 감소한 1만6100TEU에 각각 머물렀다. 인도네시아는 비록 감소세를 띠었지만 7월부터 태국을 제치고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10개월간 누계 물동량은 353만71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322만9500TEU에서 9.5% 성장했다. 10개월 실적으로는 2021년의 338만TEU를 뛰어 넘는 사상 최고 기록이다. 수출은 5% 증가한 166만9300TEU, 수입은 14% 늘어난 186만7800TEU로 각각 집계됐다. 다만 상반기까지 12%의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성장률이 하반기 들어 5%대로 둔화한 건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는 대목이다.

운임은 중국시장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1월 3주 평균 상하이발 동남아항로 운임지수(SEAFI)는 3533.7을 기록, 전달의 2205.7에서 60% 급등했다. 월간 지수로는 2022년 7월의 4972.7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인상 폭은 한 달 새 4배 이상 오른 2020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11월15일 발표된 주간 SEAFI는 3787.6을 기록, 역시 2022년 하반기 이래 최고치를 작성했다. 주간 SEAFI는 7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2달가량 하락세를 띠다 반등해 5주 연속 오르막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노선별로, 싱가포르 735달러, 베트남 623달러, 태국 703달러, 필리핀 321달러, 말레이시아 768달러, 인도네시아 953달러를 기록했다. 베트남과 태국행 운임은 2022년 7월15일 이후 처음으로 각각 600달러와 700달러 선을 돌파했다.

한국 기점 운임은 전달 대비 보합세를 띠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11월 3주 평균 한국-동남아항로 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1147달러로, 전달의 1150달러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다만 1년 8개월 새 최고치였던 8월의 1481달러에 견줘선 23% 하락했다.

11월18일 발표된 주간 KCCI는 1162달러를 기록, 전주(1139달러) 대비 2% 오르며 한 주 만에 반등을 일궜다. TEU 환산 운임은 581달러로, 중국발 운임에 역전당했다. 동남아항로 KCCI는 부산 기점의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행 운임을 기반으로 집계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적선사들은 한국발 운임 인상에 나선다. 선사들은 12월1일부터 TEU당 10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선사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체 동남아항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중국발 운임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을 반영해 한국시장에서도 운임 인상을 실시해 수익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유황할증료(LSS)는 4분기에 110달러가 적용되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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