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11 11:30
국내 조선업계, 신조 시장서 7월에도 세계 1위 유지
하반기 발주, “초대형 「컨」선 주춤, 중소형 「컨」선 약진 예상”
●●●국내 조선업계가 지난달에도 중국을 크게 앞서며 상반기 기세를 이어갔다. 신조 시장에서 수주 독주 체제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 역시 고부가가치선 분야가 발주를 주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반기와 달리 중소형 컨테이너선의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선 신조시장을 장악하며 중국을 압도,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클락슨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수주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총 224척, 892만CGT, 314억달러를 기록, 총 258척, 517만CGT, 88억달러에 그친 중국을 가볍게 제쳤다. 상반기 발주 붐이 불었던 고부가가치선 분야에서의 선전이 중국 타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7월에도 유지됐다. 지난달 역시 LNG선 등 고부가가치선 수주가 지속됐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고부가가치선 수주의 위력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고유가 지속과 자원개발 활성화 추세 지속 예상으로 LNG선 등 해양플랜트가 발주를 주도할 것이라는 업계의 시선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고부가가치선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대형조선사들이 여전히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증거이기도 하다.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은 총 18척, 92만5천CGT의 선박을 수주했다. 총 28척, 36만6천CGT의 신규 수주를 기록한 중국은 한국에 견줘 40% 수준에 머물렀다. 신규 수주량 부문에서 CGT기준으로는 지난 2월 이후 6개월 연속 중국을 앞질렀으며 신규 수주액 부문에서도 한국이 17억5천만달러를 기록한 반면 중국은 4억3천만달러에 그쳤다.
누적 수주량에서도 올해 7월 말까지 한국의 총 251척, 1020만6천CGT 대비 중국은 총 294척, 571만9천CGT를 수주해 절반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수주잔량 격차도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모양새다. 한국이 8월 초 4394만3천CGT의 가파른 수주잔량 상승세를 시현, 중국이 기록한 5066만5천CGT의 수주잔량을 바짝 뒤쫓고 있다.
이 같은 국내 조선업계의 선전의 중심에는 국내 대형조선사들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빅3’라 불리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이 이미 상반기에 1조원의 영업이익을 돌파했으며 지난해 1조원 돌파를 기록했던 대우조선해양도 2년 연속 1조원 달성이 유력시 된다. 지난해 1조원에 간발의 차로 못 미쳤던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에는 1조원의 영업이익을 뛰어넘으며 ‘Trillion EBIT Club’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신조선가의 반등 기미가 관측돼 조선업계의 수익성에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달 소폭의 상승을 보인 가격은 3분기 후판가격 인상을 감안, 점진적인 상승세가 예상된다.
컨테이너선과 LNG선이 신조선 수요를 바탕으로 하반기 선가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컨테이너선의 선가는 대형 선형을 중심으로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다. 8600TEU급 평균선가는 7월 9450만달러를 기록, 1년 전과 비교해 2.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형선형 뿐 아니라 중소형선형의 수요도 늘고 있다. 클락슨에 따르면 연내 인도될 1천TEU 이하의 선박들의 총 선복량(76만3506TEU)은 전체 선복량(1565만2197TEU)의 5%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현재 용선시장에서 1천TEU 이하 급 선박들의 용선료가 예년에 비해 높게 형성되고 있다.
이 같은 기현상으로 인해 상반기 대형 컨테이너선 중심의 발주 패턴이 하반기에는 중소형선 위주의 발주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정기선사들이 시황을 관망하며 초대형선 발주세가 주춤하는 가운데 중소형 선박인 피더선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클락슨은 1천~3천TEU급 선대의 경우 노후선 비중이 높으며 기존 선박 대비 신조선 발주잔량 비율도 10% 미만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하반기 정기선 신조시장에서는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는 발주가 이어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범주해운, 시노트란스, BUSS그룹은 앞다퉈 중소형선 발주에 나섰다.
골든 데스티니에 따르면 범주해운은 현대미포조선에 106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발주했다. 이 선박들은 2012년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범주해운에 인도될 예정이다. 독일 소재 선주사인 BUSS그룹 역시 1705TEU급 컨테이너선 4척을 중국 광저우 원충 조선소에 발주했다. 이번에 건조되는 선박들은 오는 2012년 9월부터 2013년 3월에 걸쳐 선주사측에 차례대로 인도된다.
중국 선사인 시노트란스도 대선조선소를 통해 1040TEU급 선박 2척을 짓기로 했다. 시노트란스는 지난 6월에도 중국 칭산조선소와 11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에 대한 신조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시노트란스가 이번에 발주한 선박들의 납기는 2013년 4월로 예정돼 있다.
또한 중국 선사 하이펑국제(海豊國際, SITC)는 올해 상반기 대선조선소 3척 등 한중일 조선소에 1천TEU급 안팎의 컨테이너선 23척을 발주한 바 있다. 신조선들은 내년부터 2013년 사이 인도돼 동남아 및 한중일 노선에 배선될 예정이다.
최근 1천TEU급 선박이 선사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상반기 신조 시장을 주도했던 초대형 컨테이너선들의 발주는 주춤한 상태다. 특히 빅3 조선사들이 올해 하반기에 2014년 수주분 관련 영업을 지속할 것인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형국이다.
1만TEU급 이상 초대형선의 발주가 이어진 가운데 하반기에는 중소형선이 증가하고 있는 수요를 바탕으로 그 바통을 이어받을 차례로 보여 상반기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중소형 조선사들의 선전이 예상된다.
<황태영기자 tyhwa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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