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24 09:41

삼성重, 해적 퇴치 앞장섰다

해적선 판별, 추적, 퇴치 가능 ‘해적 퇴치 통합 시스템’ 개발
선상에서 물대포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

해적 상습 출몰지역인 인도양을 연간 1만 여척이 항해하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해적 공격에 대해 커져가는 해운선사의 고민을 해결해 줄 해적 퇴치 시스템을 개발했다.

삼성중공업은 업계 최초로 해적선의 판별과 추적, 퇴치에 이르는 전 과정을 조타실에서 수행할 수 있는 ‘해적 퇴치 통합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항해정보 분석을 통한 해적선 판별 ▲고화질 나이트 비전을 통한 추적감시 ▲물대포 원격제어 등 해적 감시와 퇴치에 필요한 핵심기술과 시스템이 하나로 통합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선박에 장착된 레이더는 주변 선박의 위치만 확인할 수 있는 데 반해, 삼성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레이더 기술은 선박으로부터 10km 이내에 있는 배들의 거리와 속도, 이동방향 등을 분석해 해적선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자동 판별할 수 있으며, 해적선으로 추정될 경우 선실에 경보를 주는 동시에 '표적추적 기술'을 이용해 선박의 위치를 추적한다.

한편, 해적선을 따돌리는 데 실패할 경우에는 최대 수압 10bar의 물대포를 이용해 해적의 접근을 막을 수 있다. 10bar의 수압은 1㎠당 10kg의 힘이 가해지는 높은 압력으로 유효 사거리는 70m에 달하며, 40~50m 정도면 해적선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기존의 물대포는 선원이 갑판 위에서 직접 조작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해적의 총기 공격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지만, 삼성중공업의 통합시스템은 CCTV를 이용해 선원들이 조타실 등 안전한 장소에서 물대포를 원격 제어함으로써 보다 안전하게 해적의 승선을 방지할 수 있게 하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해 한진해운의 선박운용 회사인 한진에스엠과 기술협력을 통해 정박 중인 선박에서의 성능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선주사 관계자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제조선소에서 건조한 선박을 이용해 시연회를 가진 바 있다. 이 시스템은 국토해양부 주관으로 구성된 '해적퇴치 T/F'에도 소개됐으며 한진해운 소유의 선박에서 공개 시연회 및 실선 운항 테스트도 곧 실시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선박 운항 및 제어 시스템과 연계한 통합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며 "해적들로부터 선박과 선원들을 보호하는 데 크게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삼성중공업의 수주 경쟁력에도 크게 기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영 기자 tyhwa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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