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15 07:04
현대그룹, 현대·기아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 이른바 '범현대가(家)'가 해운사업의 '독자노선'을 뚜렷이 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회사 정관에 해상운송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으며 현대·기아차그룹은 계열사인 글로비스를 통해 해운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해운업 진출 선언
현대중공업은 지난 12일 개최된 제36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해상운송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국내외 해상운송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해운업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조선 시황이 악화되면서 해운업체들이 발주해놓고 인도하지 않은 선박 등을 활용하기 위해 해운업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해외 조선소의 자재수송 등을 원활히 하려면 자체 해운업 면허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현대그룹이 분리되기 전에도 이 같은 사례가 있었다. 지난 1974년 현대중공업은 울산에 단일 조선소 준공과 동시에 그리서 선주로부터 초대형 유조선 2척을 포함해 12척의 대형 선박을 수주했다. 그러나 1973년께 오일쇼크 발생 이후 자금압박에 시달린 일부 선주들이 3척에 대한 선박의 인수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현대는 이들 선박을 기반으로 해운업에 진출하기 위해 현대상선(당시 아세아상선)을 설립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주한 선박 가운데 이를 인도하지 못하는 선주들이 나타날 경우 이들 선박을 기반으로 해운업에 진출하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번에 해운업을 정관에 포함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점점 커지는 현대·기아차의 글로비스
현대중공업그룹의 움직임과 별도로 현대·기아차그룹은 물류 자회사인 글로비스를 육성하고 있다. 특히 글로비스는 현대·기아차그룹의 핵심 사업인 자동차 운반 및 철광석 중심으로 사업을 특화하고 있다.
글로비스는 지난달 2217억원을 들여 완성차 운송선 3척을 발주하기로 결정했다. 이 선박들은 2년 뒤인 2012년 5월에 인도될 예정이다. 글로비스는 2008년 자동차운반해운사인 유코카캐리어스로부터 자동차 운반선 3척을 구입한 데 이어 지난해 다시 2척을 구입해 모두 5척을 확보했다. 또 용선으로 9척의 자동차운반선을 운영하고 있다. 이 선박들을 이용해 글로비스는 지난해 여러 차례 시범 운송을 했으며 지난해 12월 현대·기아차와 공식 계약을 맺고 지난 1월 초부터 현대·기아차의 수출차량을 해상 운송하기 시작했다.
글로비스는 올해 현대·기아차의 전체 수출물량 중 25% 정도인 44만대를 운송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자동차 수출물량을 점차적으로 늘려갈 방침이다.
글로비스 관계자는 "그동안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투자활동을 통해 향후 해운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 신규노선 개척
'현대 집안'에서 그동안 해운업을 독점해 왔던 현대상선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상선은 수익성 높은 신규노선 개발과 해외선사와의 협력강화로 올해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현대상선은 다음달부터 독일 최대 선사인 하팍로이드와 손잡고 중동노선에 선박투입을 확대, 재편한다고 이날 밝혔다. '한국∼중동' 항로의 컨테이너선 투입규모를 46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5척에서 6500TEU급 5척으로 확대하고 추가로 하팍로이드는 6800TEU급 1척을 신규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상선 측은 "올해 해운 경기가 턴어라운드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현대상선도 공격적인 영업 확대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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