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14 14:08

“경기침체속 국내 항만 발전 전략은”

본사 주관 ‘해운항만업계 발전방향 세미나’ 열려

최근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해운항만시황이 급전직하로 곤두박질친 가운데 국내 항만의 향후 진로 모색은 무엇보다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코리아쉬핑가제트와 인천관광공사 공동 주최로 지난 11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09년 해운항만업계 발전방향 세미나’는 그런 의미에서 관련 업계의 큰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세미나엔 정봉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부원장(왼쪽 사진)과 김종길 인천항만공사(IPA) 미래전략팀장이 강연자로 나서 <해운경기불황과 새로운 항만물류 패러다임 구축>, <동북아물류허브 선점을 위한 인천항 개발·운영 대응방안>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했다.

첫 강연자로 나선 정봉민 부원장은 “최근 전 세계적인 경제불황과 중국 등 경쟁항만의 맹렬한 추격으로 국내 항만은 물동량 증가세 둔화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문을 연 뒤 “환경변화에 대응해 한국 항만들이 활력을 되찾기 위해선 ▲화물창출형 항만으로 전환하고 ▲인근항만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정책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부원장은 화물창출형 항만으로 거듭나기 위해 ▲배후물류단지 개발 국내외 투자 유치 ▲배후지 산업구조의 미래지향적 조정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항만클러스트 구축 ▲전문인력 확보 등을 제시했다.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항만기능의 변화과정을 보면 화물의 단순한 육·해상 이동통로에서 보관·배송 등 기본적인 물류활동 기능이 추가되고 점차 조립·가공 등 부가가치 물류활동이 배후단지에서 이뤄지게 됐으며 나아가 비즈니스 및 금융 중심의 기능을 수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하지 않으면 뼈저리게 변화당한다”는 격언을 들어 국내 항만들도 이런 기능을 통합한 종합 물류거점으로 변화해 나가지 않으면 도태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인천항의 경우 개발되고 있는 배후단지를 최대한 활용해 복합 비즈니스 및 해양레저·문화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항만기능이 폐지되는 터미널을 활용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열악했던 생활·주거·레저 및 도심형 비즈니스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종길 팀장은 인천항 운영주체 담당자로서 항만 개발계획과 현 상황에 대해서 솔직하게 털어놔 참석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김 팀장은 “인천항은 지난해 16.2%의 물동량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전체 물동량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 침체로 화물 유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올해 예상물동량은 153만TEU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70만TEU에 비해 10% 가량 뒷걸음질친 실적이다.

김 팀장은 인천항 개발 계획을 전하면서, 싱가포르 PSA가 운영하는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 3단계 투자계획이 최근 보류됐으며, 항만 물동량 흐름을 통해서 볼 때 투자철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인천신항 1-1단계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 선정은 국정감사가 끝난 후인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에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운영사 선정에서 물동량 창출능력과 선사지분참여 비율에 높은 배점을 할당할 계획이다. 김 팀장은 “글로벌 선사 참여에 가중치가 주어지며, 특히 톱10 선사냐, 톱20 선사냐 톱30 선사냐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계획은 국토해양부와 지난달 말 협의를 거쳐 세미나가 열리던 11일 김종태 인천항만공사 사장에 최종 보고됐다.

김 팀장은 또 경인운하 사업인 아라뱃길 건설에 대해선 “수심 8m의 2만t급(640TEU) 선박이 드나들 수 있도록 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국토해양부와 함께 사업을 진행할 수자원공사 등은 4만t급(1천TEU) 선박 운항이 가능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본사 김상수 대표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해운항만업은 물류의 핵심산업이면서 우리 경제발전을 견인하는 기간산업이기도 하지만 유례없는 세계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세미나가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해운항만산업 발전방향의 지혜를 모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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