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07 16:00

韓·칠레 FTA 효과, 4년만에 바닥 드러내

中·日등 후발 체결국 부상으로 국산 점유율 내리막세
효과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칠레가 브루나이, 뉴질랜드, 싱가포르, 중국, 일본 등과 체결한 FTA가 발효되면서 이들 국가들과의 교역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 4월 FTA 발효 후 칠레 수입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 지난해엔 7.2%로 칠레의 5대 수입국으로까지 급부상했으나 올해 들어 7월까지 6.2%로 다시 하락했다.

자료 : 무역협회

같은 기간 중국은 2006년 10월 중·칠레 FTA 발효 이후 점유율이 상승해 11% 안팎을 나타냈다. 싱가포르와 일본도 각각 2006년 11월과 2007년 9월 등 칠레와의 FTA 체결 발효 이후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FTA에 의한 시장선점 효과는 관세의 즉시철폐 비율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칠레가 한·칠레 FTA 이후에 체결한 FTA의 상품자유화수준을 분석한 결과, 총 양허수준은 한국이 98.8%로 100%의 싱가포르 다음으로 높았던 반면 즉시철폐 비율은 44.6%로 비교대상국 중 가장 낮았다.

칠레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이 일어나는 품목은 자동세탁기, 자동차, 합성수지 등 한국이 칠레로부터 불리하게 양허를 받은 16개 품목으로 집계됐다. 특히 관세철폐에서 제외된 자동세탁기는 지난 2005년 점유율 54%에 이르다 올해 들어 16.9%로 급락했고 10년내 철폐로 양허받은 철강제관은 지난 2005년엔 점유율이 54.7%에 이르렀으나 올해 들어 수출이 아예 끊겼다. 반면 일부품목을 제외하고 관세가 10년간 균등 철폐 또는 즉시 철폐된 중국산 자동세탁기은 2005년 15.8%에서 올해 42.6%로 점유율이 크게 올랐고, 즉시 철폐된 중국산 철강제관은 2005년엔 수출이 이뤄지지 않다 지난해 81.3%, 올해 52.9%로 급등했다.

이같이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이 중국·일본 등과 상당 부분 경합함에 따라 향후 칠레 수입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며 FTA를 통한 시장선점 효과는 한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향후 FTA를 추진할 경우 경쟁국들보다 빠른 시일 내에 FTA 협상을 타결해야 할 것이며, 관세양허 수준과 즉시철폐 비율도 높게 설정해야 경쟁국에 대비한 시장선점 효과를 최대한 누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미 체결한 FTA의 경우에도 국내 비준절차를 마무리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발효시켜야 FTA에 따른 관세인하 혜택을 보다 장기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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