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4-24 13:56
유럽 조선소가 세계 최대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에 돌입함에 따라 국내 대형 조선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24일 조선.해운 통계 전문분석기관인 로이드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덴마크 선사인 머스크가 1만2천TEU급 컨테이너선을 발주해 그룹 계열의 조선업체인 오덴세 조선소가 건조에 들어갔다.
현재 국내 조선업체가 수주한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은 현대중공업의 1만TEU급이며, 인도된 선박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삼성중공업이 올해 7월 스위스의 MSC사에 인도한 9천200TEU급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오덴세 조선소가 일정대로 건조 작업을 마친다면 향후 2년내에 바다를 누비는 세계 초대형 선박이 한국산이 아닌 유럽산으로 바뀌어 초대형 컨테이너선 분야의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은 오덴세의 1만2천TEU급 건조 사실에 대해 소문 정도로 치부했지만 사실로 확인됨에 따라 자칫하면 한국의 세계 조선 최강국 입지가흔들릴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중국의 낙스(NACKS) 조선소마저 지난해 1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 최근 건조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0월부터 9천5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 또한 올해 8월께 9천600TEU급을 선주에 인도하는 등 국내 조선소들은 아직 1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에 돌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당초 머스크가 오덴세에 9천100TEU급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다가 시황이 좋아지자 1만2천TEU급으로 설계 변경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또한 설계 능력으로는 1만3천TEU급을 만들 수 있지만 발주하는 선사가 없다"면서 "유럽 조선소가 우리보다 큰 규모의 컨테이너선을 만들고 있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유럽 조선소가 그동안 크루즈선에만 신경을 써왔는데 최근 들어 상선 건조 분야 부활을 노리고 있다"면서 "이번 1만2천TEU급 건조 또한 이런 면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동안 한국 조선소들의 가장 큰 무기는 선박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었는데 이마저 유럽, 중국 업체들에게 추월 또는 따라잡히고 있다"면서 "우리로서는 기술력과 건조 능력을 더욱 혁신시키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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