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6-14 10:59
섬유, 전기전자, 철강, 건설, 조선 등은 이미 채산성 악화 경험
최근 유가 급등으로 인해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성)가 현대경제연구원(회장 김중웅)과 공동으로 실시한 「최근 유가 급등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조사 결과, 업종별로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배럴당 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섬유 33.5달러, ▲전기전자 33.8달러, ▲철강 33.9달러, ▲건설 34.1달러, ▲조선 34.5달러 수준인 것으로나타났다.
실제로 두바이유의 5월평균 가격이 34.66달러였고 6월초에도 35달러대를 상회했음을 감안하면 섬유, 전기전자, 철강, 건설, 조선 등 업종은 이미 채산성 악화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기업 운영이 불가능한 유가 수준에 대해서는 조선업종이 가장 낮은 37.0달러로 응답했으며 건설(40%), 전기전자(42.8%), 섬유(43.2달러) 등의 수준으로 조사됐다.
조선이나 건설업종의 경우 수주할 때 이미 제품 가격이 결정되어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유가 상승분을 반영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나온 결과로 보인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유가 급등이후 이익이 감소했다는 업체가 전체의 61.6%를 차지했으며,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69.2%가 이익이 감소했다고 응답, 최근의 고유가 상황은 중소기업에 타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급등으로 인한 비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시기로는 ‘이미 인상했다’(5.1%), ‘1개월 이내’(9.4%), ‘1~3개월’(15.4%), ‘3~6개월’(23.1%), ‘6개월 이상’(41.0%)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기업들이 비용 상승 요인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것을 미루는 것은 가뜩이나 침체된 소비가 더 심각해질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분석했다.
유가 급등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기업은 응답업체의 21.3%에 불과했다. 내수기업(15.5%)보다는 수출기업(36.8%)이, 중소기업(13.5%)보다는 대기업(27.1%)이 비상 계획수립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러한 비상계획의 효과에 대해서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할 것’(61.1%)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매우 효과가 클 것’이라는 응답은 6.5%에 불과했으며, ‘유가가 하락하는 것 이외에는 뚜렷한 방안이 없다’는 응답도 32.4%나 차지하고 있었다.
정부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로는 응답업체의 42.5%가 원유 수입 부과금과 할당관세의 추가 인하로 원유 도입 가격 안정을 주문했다. 또 공공서비스 요금 동결, 교통세 인하 등 물가안정에 주력하여 소비 심리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38.3%를 차지했다. 이 밖에는 ▲비생산활동 부문에서의 에너지 소비억제 11.7%, ▲정부비축유 조기 방출을 통한 가격 안정 4.1%, ▲적극적인 해외 유전개발 참여, 대체 에너지개발이 각각 1.7%로 조사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유가 급등, 내수침체, 대출 연체 등 여러 악재로 특히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며, “경제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세제 및 시설투자 지원 확대, 에너지절약에 대한 실질적 인센티브 제공 등의 대책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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