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동안 항만에서 노사 협상이 장기전에 들어갔다. 지난 10월 벌어진 대규모 파업은 단체(마스터) 계약을 내년 1월15일까지 연장하며 일단락됐으나 노사 간 자동화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이견을 빚었다.
미국 동안 항만 노동조합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와 사용자 단체인 미국해운연합(USMX) 측은 지난 10월25일 “남은 미결 문제를 협의하고 새로운 합의에 도달하고자 11월에 계약 논의를 재개할 것”이라고 공동 설명을 발표했다. 미결 사안을 놓고 교섭하는 것을 조건으로 잠정적인 임금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ILA는 11월12일부터 진행된 재계약 관련 협상 자리에서 돌연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양측은 4일 간 집중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이튿날 의견이 갈리며 결렬됐다.
논란이 된 자동화 기술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외신은 버지니아주 등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는 RMG(레일식 갠트리크레인)의 도입이 쟁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ILA는 협상 결렬의 원인을 사측에 돌렸다. 완전자동화, 반자동화 모두 진행하지 않을 거란 USMX의 첫 성명과 달리 반자동화를 도입할 의도를 내비쳤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는 항상 물량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현대화를 지지하고 있다”며 “다만 사람이 주도권을 쥐고 있을 때 안전과 효율성을 개선하는 기술을 수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자동화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며 “숙련된 인력의 생산성을 능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USMX는 성명에서 “ILA는 약 20년 동안 다른 항만에서 사용해온 최신 기술을 제한해 향후 공급망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발전할 기회를 없애고 있다. 산업을 후퇴시키는 합의”라고 반박하면서,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필수적이고 지속적인 현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동안 항만 노사는 기존 계약이 만료되는 9월까지 협상을 벌여왔으나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 항만노조는 10월1일부로 파업을 단행했고, 단체 행동 3일 만에 6년 간 임금 62%를 인상하는 조건으로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
현재는 기존 협약을 2025년 1월15일까지 연장한 뒤 남은 과제를 논의하는 형태로 합의를 진행하고 있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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