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28일 국내 최초로 무역항 하역부두인 광양항 포스코 원료부두에서 선박 대 선박(STS) 방식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공급(벙커링)과 화물 하역을 동시에 진행하는 실증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한국가스공사의 자회사인 한국엘엔지벙커링은 통영 생산기지에서 7500㎥급 벙커링 전용선 <블루웨일>(Blue Whale)호에 LNG를 싣고 이동해 광양제철소 원료부두에서 하역 중이던 에이치라인해운의 17만9000t(재화중량톤)급 벌크선 <에이치엘에코>(HL-ECO)호에 1000t의 LNG를 공급했다.
현재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에 따라 LNG 추진 선박 운항이 증가하는 추세다. 노르웨이선급(DNV)에 따르면 지난해 255척이었던 LNG 연료 추진 선박은 2028년엔 438척이 운항하고 540척이 발주될 걸로 예상된다.
LNG 연료를 쓰는 선박이 늘면서 해외 주요 항만에선 2000년대 초반부터 선박으로 LNG를 공급하는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져 왔다. 최근엔 선박 연료 공급과 화물 하역을 함께 하는 동시 작업(SIMOPS, Simultaneous Operations) 방식의 LNG 벙커링도 실시되고 있다.
동시 작업은 추가 정박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선사들이 선호한다. 2019년 9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처음 실시된 이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싱가포르, 중국 상하이로 확산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LNG 벙커링 실적이 없는 데다 이해 부족 등의 문제로 선석 사용 허용과 행정 관청의 안전 규제 승인을 받지 못해 그간 무역항 하역부두에서 STS 방식의 LNG 벙커링이 실시되지 못했다.
해수부는 국내 유일의 LNG 벙커링 전용선 사업자인 한국엘엔지벙커링을 ‘항만 내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 실증 사업자, 에이치라인해운과 포스코플로우를 공동참여기관으로 지정해 LNG 벙커링과 화물 하역 동시 작업이 성공리에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사업 참여자에겐 항만시설사용료 20% 감면 등의 혜택이 주어졌다.
박성현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은 “여수광양항은 우리나라 수출입 물동량 1위 항만이며, 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선박연료 수입·보관·공급 기반(인프라)도 충분히 구축돼 있다”며 “향후 국내 에너지 기업, 부산항만공사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우리나라가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앞으로 부산항 신항 등 국내 주요 항만에서 컨테이너선 등 다양한 선박에 LNG 벙커링 동시작업 실증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항만시설사용료 감면, 동시작업 표준작업절차 기준 개발 등의 지원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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