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항로는 올해 7월 만료를 앞두고 진행되는 서안항만 노사 협상에 선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태평양해사협회(PMA)와 국제창고노동조합(ILWU)은 이달 12일 협상을 개시했으며, 향후 노동자 파업·태업 여부가 운임 향방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협상의 주요 쟁점은 항만 자동화로 압축된다.
PMA는 자동화가 효율성 향상과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화물과 일자리 모두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ILWU는 화물 급증으로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만 자동화는 일자리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해킹 등 안보 위험을 초래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협상 마감시한인 7월1일을 넘겨서도 타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물류대란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선사들은 서안항만 노사 협상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협상이 결렬돼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과거처럼 선사들의 정시운항률이 급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PMA와 ILWU의 노사협상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으면서 서부 항만 태업은 장기화됐다.
항만 혼잡이 정점에 도달하면서 선사들의 정시운항률도 곤두박질쳤다. LA와 롱비치의 경우 2014년 7월 90%에 육박했던 선사들의 정시운항률은 같은 해 11월 40% 수준까지 떨어졌다. 대응책으로 선사들은 임시선박을 투입했으며, 각국의 대형화주들은 미국의 공급 운송망을 변경했다.
선사 관계자는 “현재 선사들의 운항 정시율이 40%를 밑돌 정도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노사 협상마저 결렬된다면 선사들의 스케줄 지연은 장기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사들은 중국 주요 도시 봉쇄에 따른 물동량 감소에 임시결항으로 선복량을 조절하면서 운임 방어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운임은 서안이 24주 연속 7000달러를, 동안은 42주 연속 1만달러를 웃돌며 고운임이 지속되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5월20일자 상하이발 북미 서안과 동안행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7888달러 1만560달러를 각각 기록, 전월 7860달러 1만645달러와 비교해 서안은 0.4% 상승한 반면, 동안은 0.8% 하락했다. 1년 전 4843달러 7521달러에 견줘 63% 40% 각각 오른 수치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한국발 롱비치행 공표 운임은 5월 현재 FEU당 7700~9900달러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물동량은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한편, 4월 실적으로는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미국 통관조사회사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올해 4월 아시아 10개국발 북미행(북미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7% 증가한 175만8100TEU로 집계됐다. 1위 중국발 화물은 4% 증가한 102만2700TEU로 한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2위 한국은 20% 증가한 18만4900TEU, 3위 베트남은 24% 증가한 16만1100TEU로 두 자릿수 증가하며 호조를 보였다. 이 밖에 4위 대만은 1% 증가한 9만9200TEU, 5위 인도는 27% 증가한 7만8800TEU로 집계됐다. 반면 9위 홍콩은 35% 급감한 3만1400TEU, 10위 일본은 34% 감소한 2만9600TEU에 그쳤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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