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남미항로는 전례 없는 물동량·운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델타 변이 등 코로나19 재확산세와 항만 인프라 및 선복 부족 현상 등에 수급 불균형 문제가 가중되면서 매주 운임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이례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중남미항로 해상 운임은 성수기·비수기 상관 없이 올해 초 8000달러대에서 시작해 일시적으로 한풀 꺾인 3월을 제외하곤 매달 500~1000달러 가량 인상되며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또 올해는 일반적인 과거와는 다르게 중국 춘절 등 연휴를 대비한 물량 밀어내기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생필품을 포함한 방역용품 등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면서 중국 춘절 직후에도 여전히 물동량 강세를 띠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물류 공급망 혼선에 그동안 쌓여있던 물량이 계속 반출됐기 때문이다.
선복 부족 현상은 매달 가중돼 선사 대부분은 예약(부킹)이 조기 마감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매해 초 이뤄지는 장기 운임 계약도 코로나 장기화에 작년보다 2배 가까이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엔 코로나발 보복소비 물량이 쏟아지면서 운임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2분기부턴 선복난 가중과 아시아발 수요 강세에 운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이집트 수에즈운하 컨테이너선 좌초 사고, 중국 선전 옌톈항 사태 등 여러 대외 변수가 발생하며, 글로벌 공급망이 일부 훼손돼 물류 차질을 빚기도 했다.
하반기엔 델타 변이 등 코로나19 재확산세에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 전역의 공장 생산이 잇따라 차질을 빚었다. 특히 자동차 반도체 수급난이 악화돼 주요 자동차 생산업체가 감산 계획을 내놓았다.
9월엔 사상 최초로 1만달러를 넘어서며 기항 선사들은 코로나발 해운 호황을 제대로 누렸다. 그간 선사들은 지난해 3·4분기 물동량 상승세에도 코로나 불확실성에 추가 선대 투입이나 서비스 개편 등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대신 선복을 조절하고 운임을 인상시켜 적정 수준의 이윤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을 펼쳤다.
다만 4분기부터 중남미 등 원양항로 운임이 일정 수준 하락하되, 국제유가 인상 등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가중되면서 운임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해운업계는 올해 중순 코로나 백신 접종 확산에 힘입어 내년부턴 해운·물류시장 전체가 점차 안정화 단계를 밟아 나가며 운임과 물동량이 하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엔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시장 불확실성이 커져 해운업계의 이 같은 분석은 다시 미궁 속에 빠졌다.
CMA CGM, MSC 등 주요 해운사들은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에 대응해 선단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NL APL 등 계열사를 포함한 CMA CGM은 신조선 도입과 중고선박 인수 등으로 현재 선복량이 재작년 12월 말에 비해 11%(78만TEU) 늘어났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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