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 수출화물 운임이 인상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서 공표운임 준수를 독려하고 있는 데다 선사들도 늘어난 비용을 만회하려고 운임 인상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10월15일 현재 국적선사인 고려해운과 팬오션은 부산발 상하이행 항로에서 20피트 컨테이너(TEU)당 각각 50달러 10달러의 운임을 부과하고 있다. 원양선사인 HMM도 이 항로 운임을 20달러 받는다고 신고했다. 다음달에도 선사들의 운임 인상 러시는 이어진다. 흥아라인은 11월1일부터 100달러, 팬오션과 한성라인은 50달러를 부과한다고 각각 공표했다.
국적선사들의 한중 수출항로 운임이 1달러를 벗어난 건 지난해 6월 이후 1년4개월 만이다.
이 항로 운임은 당초 현물운임 기준 50달러 정도를 유지했다. 하지만 해수부가 지난해 7월 의욕적으로 시행한 운임공표제 개편안이 오히려 시황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1달러 선으로 추락했다. 운임공표제 강화 이후 화주들이 외부에 공표되는 현물운임 대신 신고만 하고 발표는 하지 않는 장기계약운임으로 전환하면서 운임 인하를 노골적으로 요구한 게 이유였다.
하지만 이달 들어 수출화물이 호조를 보이는 데다 선박 용선료도 크게 오르자 선사들은 일제히 운임 회복 움직임을 표면화하고 있다.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선박을 구하지 못한 선사들이 서비스를 임시 중단하면서 선복 부족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 관계자는 “최근 용선료가 3배가량 오른 데다 선박 용선이 어려워지면서 선사들이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중국으로 수출되는 화물도 전력난에도 늘어나고 있다”고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다른 선사 관계자는 “현재 50달러 정도인 이 항로 운임은 100달러 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입항로 운임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10월15일자 상하이발 부산행 운임은 TEU당 351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2주간 이어갔다. 2009년 11월의 249달러가 정점이었던 수입 운임은 지난 2월 처음으로 300달러 선을 넘어선 뒤 6월 초까지 300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소강상태에 빠져 8월20일 184달러로 바닥을 찍었다.
약세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단기 최저점을 찍은 뒤 일주일이 지나 50달러 이상 상승했고 9월17일 300달러 선을 3개월 만에 회복한 데 이어 10월8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반기까지 두 자릿수 성장을 뽐냈던 물동량은 마이너스 증가율로 3분기를 마무리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7~9월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82만8300TEU를 기록, 1년 전의 85만9800TEU에서 3.7% 감소했다. 수출화물은 4% 감소한 29만3400TEU, 수입화물은 2% 늘어난 48만6300TEU를 각각 기록했다.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36% 감소한 4만8600TEU였다.
특히 수출화물은 8월 한 달을 제외하고 5월부터 9월까지 매달 내리막길 행보를 보였다. 주력 수출품인 합성수지(레진)도 8월 반짝 플러스 성장했다가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9월 레진 수출물동량은 49만4800t을 기록, 1년 전의 52만7000t에 견줘 6% 감소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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